친절을 챙겨야 하는 이유
세상이 왜 이렇게까지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때로는 완전히 엉망진창으로 느껴지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그중 하나는 진심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게 왜 그렇게까지 중요할까?
우선 친절하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내가 지나갈 수 있게 문을 잡아주던 순간, 무심코 마주친 사람이 미소를 보내주던 순간을 기억해 보자. 분명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친절은 우리 모두가 깊이 이해하고 함께 느끼는 공통의 언어다. 친절은 우리 뇌와 심장에도 기분 좋은 파티를 여는 것 같은 작용을 하여, 실제로 행복감을 높이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혹시 아는가? 카르마(인과응보)는 실제 존재한다. 카르마의 신비한 부분을 걷어내고,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우리가 오늘 누군가를 도와주었다면, 내일은 누군가가 우리를 돕기 위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다. 이를 ‘이기적 이타주의’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카르마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멍청하게 굴면 대개는 뒤통수를 얻어맞기 마련이다.
또 인간 사이의 연결도 잊지 말아야 한다. 믿든 믿지 않든 우리의 뇌는 서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말 그대로다. 좋아요, 공유, 착한 댓글, 안아주기,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떨기 등은 모두 단순한 순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들 모두 우리 뇌가 전달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저기요, 나는 살아 있다고, 행복하다고 느끼려면 이것들이 필요하거든요’라고 말이다. 그런데도 굳이 뇌를 굶주리게 할 필요가 있을까?
서로 관심을 가지면 세상이 덜 무서워진다. 다른 사람들을 더 챙겨줄수록 대부분의 사람이 우리와 똑같다는 것, 그들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하루하루를 잘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모르면 두려워지지만, 일단 사람들을 알면 세상이 훨씬 더 아늑한 곳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번에 누군가의 문젯거리를 그냥 지나쳐 버리고 싶을 때,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이기적인 작은 세상에만 머물고 싶어질 때는 기억하자. 우리가 서로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진다면 세상이 더 나아진다는 것을. 그러니까 친절이라는 마법의 꽃가루를 온 사방에 뿌려보는 것이다!
영웅은 굳이 망토를 입지 않는다
니컬러스 윈턴은 영국의 주식 중개인이었다. 1939년, 그는 히틀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박해의 위험에 처한 유대인 어린이들에 대한 걱정으로, 니컬러스는 구조 작전을 계획했다. 그는 부모들 및 난민 단체와 협력하여 어린이들을 영국으로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했다. 위탁 가정을 찾고, 서류를 정리하고, 필요한 여행 서류를 확보했다. 또 프라하에서 런던까지 669명의 어린이를 태우고 갈 8대의 기차도 마련했다. 그렇게 해서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한 날, 그가 마련한 마지막 기차가 출발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그간의 노력이 가려지고, 그의 업적은 수십 년 동안 아무도 모르는 채 묻혀 있었지만, 니컬러스 윈턴은 숨겨진 영웅이었다. 그러다 1988년, 그의 아내가 런던 근교 메이든헤드의 다락방에서 스크랩북을 발견했다. 그 안에는 구조 작전의 기록과 그가 구해낸 아이들의 기록이 있었다. 니컬러스와 그의 아내는 1980년대 영국의 TV 쇼 <그것이 인생 That’s Life>에 초대되었다. 니컬러스의 나이 78세 때였다. 진행자가 니컬러스를 카메라에 담고는, 시청자들에게 1939년에 그가 한 일을 소개했다. 그런 뒤 방청객들에게 물었다. “혹시 이 자리에 니컬러스 윈턴 덕분에 목숨을 구하신 분이 있나요?”
그 질문에, 놀랍게도 방청객 모두가 일어났다. 사실은 방송사 측에서 당시 구조되었던 아이들을 찾아 그 자리에 올 수 있도록 사전에 주선했고, 그들은 모두 오래전에 자신들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에게 감사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었다. 윈턴은 사방을 둘러보고, 깊은 애정을 담아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을 보았다. 이것은 영국 TV 역사에서 가장 가슴이 따뜻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훗날 그는 기사 작위를 받아 니컬러스 윈턴 경이 되었다. 그는 2015년 7월 1일 10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2014년에는 체코 공화국에서 최고의 영예인 백사자 훈장(1등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면, 정말로 마음먹고 해야겠다고 결심하면 해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 행동이 친절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그의 영웅적 행위는 비범한 것이다. 우리가 모두 니컬러스 윈턴이나 오스카 쉰들러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평범한 사람은 영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실, 영웅적 행위는 우리가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우리 주변 곳곳에 있으며, 때로는 겉보기에 사소하고 평범한 행동에서 영웅으로 남을 평생의 기억이 형성되기도 한다. 아주 가까운 예로 아이가 손가락을 베거나 무릎을 긁혔을 때 위로해 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자녀의 영웅이 될 수 있다.
친절이 눈에 띄게 영웅적이어야 한다는 믿음은 우리 대다수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뭔가 두드러질 만한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친절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기 때문이며, 이것이야말로 인간 사회를 한땀 한땀 엮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든 가족이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상대방은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문을 붙잡아 주고,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주면 된다. 상대를 안심시키는 미소를 지어 보이거나 어깨를 지긋이 잡아주는 것은 ‘넌 할 수 있어. 그럴 일은 없겠지만 힘들어지면 내가 도와줄게!’라는 말을 건네는 것과 같다.
자녀에게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두 가지 일을 하는 부모, 아기와 어린이를 후원하거나 입양하는 사람, 파트너와 다투고 인생이 끝났다고 낙담하는 이를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한달음에 달려가 곁에 있어 주는 사람, 룸메이트가 집으로 돌아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털어놓고 싶어 할 때 재미있게 보던 TV를 끄는 사람, 친절한 말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아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친절한 말을 건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모두 영웅이다.
물론 절대로 뉴스에 나올 일은 아니다. 소셜 미디어의 게시물 감도 아니다. 아마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야말로 우리 세상을 함께 떠받치는 사람들의 행위다. 이는 정부나 업계의 리더, 기업가들이 아니라 자신을 평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하는 행위다. 그저 천성적으로 타고난 친절을 일상에서 실천할 뿐인 사람들 이야기다.
원더우먼이나 슈퍼맨, 영화에 나오는 그 밖의 온갖 초인적인 캐릭터들은 상관없다. 실제 삶에서 영웅적 행동은 신체적 힘과 용기를 훨씬 뛰어넘어 확장된다. 실제 삶에서는 일상적인 간단한 친절이 바로 영웅적 행위다.
친절(영웅) 호르몬: 우리가 친절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옥시토신은 영웅 호르몬이기도 하다. 옥시토신은 1906년에 영국의 약리학자이자 생리학자인 헨리 데일 경이 발견했다. 특히 출산 중에 풍부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그리스어로 ‘빠른 탄생’이란 뜻의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옥시토신은 그 외에도 수유, 오르가슴, 사회적 유대, 모성 행동, 심혈관 건강 등을 포함하여 매우 폭넓은 부분에 관여한다. 여성은 아기와 함께 있을 때뿐 아니라 아기와 떨어져 있으면서 아기를 생각만 해도 옥시토신을 분비한다.
옥시토신은 공감 및 다양한 형태의 친절에 대한 반응으로 풍부하게 생성된다. 옥시토신 공감 연결 연구의 선두 주자인 폴 잭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나는 옥시토신을 신경학적 기질의 황금률로 여기기로 했다. 누군가 내게 잘 대해주면 내 뇌에서는 십중팔구 옥시토신을 합성하여 나도 그 사람에게 좋은 행동을 되돌려주는 동기로 작용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이 있다. 암에 걸려 임종이 가까워진 아버지를 끝까지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아들의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의 뇌에서는 옥시토신이 풍부하게 분비되었고, 이와 대조적으로 정서적인 것과 상관없는 다른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의 뇌에서는 옥시토신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가슴으로 실천하면 심장이 건강해진다: 친절과 영웅적 행동은 온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뇌의 옥시토신 변화가 혈액의 옥시토신 변화에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심혈관 보호’ 호르몬이며 산화질소와 심방 나트륨 이뇨펩티드의 분비를 촉진한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산화질소다.
산화질소는 옥시토신의 직장 동료라고 할 수 있다. 둘은 꽤 자주 어울리고 많은 일을 함께한다. 또한 산화질소는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분자에 속한다. 1992년에는 ‘올해의 분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이는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해당하는 과학계의 괴짜 버전이다. 1998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심혈관계에서 산화질소의 역할을 발견한 공로에 수여되었으며, 노벨상을 수상한 두 사람 중 한 명인 루이스 J. 이그나로 박사는 이것을 ‘기적의 분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산화질소는 심장과 동맥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심장의 슈퍼히어로다. 몸에 자연적인 이완제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이것이 이완시키는 것 중에는 혈관 벽의 평활근도 있다. 이것이 친절이 혈압을 낮추는 방법이다.
이처럼 친절을 경험하면 친절 호르몬(옥시토신)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산화질소의 작용을 유발하여 혈관 벽의 평활근을 이완시키며, 결과적으로 혈압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이는 심장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옥시토신과 산화질소의 협력(옥시토신 유도 산화질소 방출이라고도 한다)은 출산 시에 자궁벽의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생식기관의 혈류를 원활하게 돕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의 심혈관계에서 산화질소는 체내 물질들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고, 혈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며, 혈관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여 전반적으로 심혈관 기능을 돕는다.
이 모든 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간단한 영웅적 행동이 옥시토신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는 이유가 된다. 사랑하는 파트너를 정서적으로 지원하거나 누군가를 포옹하는 것만으로도 옥시토신이 분비되며, 생성된 옥시토신은 곧바로 산화질소를 자극하여 정서적 심장과 신체적 심장 모두를 이완시킨다.
혹시 누군가와 행복하고 친밀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피부가 유난히 빛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그것이 바로 옥시토신의 작용이다. 옥시토신이 산화질소가 배출되도록 도와, 피부에 혈액이 더 많이 공급되면서 얼굴이 밝아지고 특별히 반짝이는 것이다. 물론 옥시토신의 효과는 피부의 광채에서 끝나지 않으며, 피부의 젊음이 유지되도록 돕기까지 한다. 이는 활성산소의 중화 작용 덕분인데, 단순히 젊어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젊음을 유지해준다. 여기에 더해, 옥시토신은 건강한 피부뿐만 아니라 근육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에도, 운동이나 부상 후에 근육이 회복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옥시토신의 근육 강화와 회복 효과는 심장 근육에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준다.
마음을 챙기는 친절
남을 깎아내리면서 이길 필요는 없다: 나는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광고를 볼 때마다 그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데도 기분이 상하곤 한다. 분명히 다른 사람을 모욕하지 않고도 자기가 돋보일 방법이 있을 텐데 싶어서 말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서로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소리 지르지 말고 ‘그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는 알지만 나는 달라요’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좋은 태도를 흩트리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친절을 갖추면 분명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할 수 있는 모범이 될 것이다. 그래도 계속 상대방이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그래도 계속 내 입장을 유지하면서 품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결국 바르고 넓은 길로 갈 때 언제나 더 기분이 좋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인생에서는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서는 친절을 뒤로 미뤄야 한다’라고 우리가 배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친절하면서도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친절하면서 승리할까?: 이제 다른 사람들을 희생제물로 바치지 않고도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1. 승리한다는 건 결국 뭘까?: 승리를 다시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성공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우면서 자신도 성공할 수도 있다. 성공이란 다른 사람들과 손을 잡고 함께 결승선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팀워크를 통해 공동의 꿈을 실현하고, 그럼으로써 온 세상을 더 밝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
2.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기: 공감을 실천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자. 그러면 여정이 훨씬 더 재미있고 훨씬 덜 고생스러울 것이다.
3. 말을 잘해야 한다: 정직은 금이지만, 정직하면서 친절하다면 백금, 즉 플래티넘이다. 더 잘 듣고, 진심으로 대화하며,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4. 때와 장소를 잘 선택해야 한다: 의견이 다르다고 매번 한밤의 결투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때로는 의견의 불일치를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난 뒤에 커피 한 잔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5. 계속 선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어?’라고 물을 게 아니라 주변에 조금이라도 기쁨을 줄 방법을 생각해 보자. ‘내가 뭘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지?’ 하고 말이다.
6. 변화해야 한다: 세상이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직장이나 사는 동네가 더 친절해지기를 바라면,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이 추구하는 친절과 성실의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할 것이고, 어느새 친절이 새로운 유행이 될 것이다.
7. 트로피보다 우정이 먼저다: 우정의 불빛은 평생 빛난다. 인간관계를 희생해 가면서 승리한다면 이기고도 공허할 수 있다. 좋은 유대관계를 유지하면 미래에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8. 원칙을 지켜야 한다(온화한 방식으로): 윤리적 신념을 굽히면서까지 얻은 승리는 끝내 길을 잃을 수 있다. 당장 뭔가를 이루는 것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길게 보면 더 가치 있는 일이다.
9. 승자는 한 명보다 두 명인 게 낫다: (나의 이득이 다른 사람의 손실인) 제로섬 사고방식을 버리자. 모두가 승리의 파이를 한 조각씩 얻을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자. 파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10. 응원단이 되자: 다른 사람이 빛나는 순간에 축하의 꽃가루를 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훨씬 재미있을 뿐 아니라 모두에게 뿌려줄 만큼 꽃가루는 넉넉하다.
11. 지금까지 자신이 받았던 축복을 생각하라: 지금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나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기억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12. 앗! 그게 아니었네…: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두 때때로 잘못을 저지른다는 걸 기억하자, 인정하고, 웃어넘기고, 바로잡으면 된다. 그리고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의 춤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간단히 말해, 이기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겨야 진정 승리하는 것이다.
자기에게 친절해야 하는 이유
자기 친절은 매일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요즘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행복하지 않다면 인생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은근한 압력이 존재한다. 성공과 행복이 같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비밀을 하나 알려주면, ‘그건 다 헛소리다.’
비가 한바탕 쏟아진 뒤 바깥에 서 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어라고 표현하기 힘든 상쾌함이 공중을 채우고,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하고 맑아 보이며, 운이 좋으면 무지개도 볼 수 있는, 그런 순간 말이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은 맞을 수 없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무지개도 없다. 비가 오지 않으면 꽃도 피지 않는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 흐린 날이 있고, 감정적으로 뇌우가 쏟아지는 날이 있고, 물에 젖은 통나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성장의 한 과정이다. 감정과 고난이 휘몰아치는 한가운데서 종종 명료함, 이해, 개화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 인생 최고의 교훈이 가장 격렬한 삶의 폭우에서 비롯된다니, 이럴 수가!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24시간 내내 행복해야 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행복은 인생이라는 복잡한 초상화를 그리는 커다란 팔레트에서 하나의 감정일 뿐이다. 가라앉거나, 혼란스럽거나, 불확실한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 우산이 필요한 날도 있고, 구명보트가 필요한 날도 있을 수 있다. 다 괜찮다.
꽃이 자라려면 햇볕과 비가 모두 필요하듯, 진정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걸 기억하고, 몸과 마음이 좋지 않을 때는 이렇게 되뇌어 보자.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비가 온 뒤에야 꽃이 핀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활기차게 지내면 된다.
우리 삶에는 특별히 쓸 만한 기술이 하나 있는데, 그건 무슨 일이 일어나든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다 유용한 것은 아니고, 나 역시 모든 일이 다 괜찮지는 않다. 그렇지만 전부는 아니어도 꽤 많은 일들을 괜찮게 여길 수 있으면, 사물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무조건 도움이 된다. 더구나 일단 익숙해지면 스트레스, 짜증, 불쾌감과 좌절감이 단번에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는 마치 요술 지팡이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인생에는 수많은 일이 일어나며,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도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길이 막혀서 약속 시간에 15분 늦을 것이 확실한 경우는 어디에 해당할까? 어제 보내놓은 중요한 이메일에 답장이 안 오는 건? 셔츠에 토마토 소스가 묻은 건?
이런 일들로 세상이 끝나지는 않는다. ‘괜찮아. 별일 아니야’라고 넘길 수 있어야 할 정도의 일이고 점점 더,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된다. 그동안 괜찮지 않았던 일들, 화가 나거나 좌절감을 느꼈던 일상의 일들을 괜찮다고 여기는 데 점점 더 익숙해지도록 하라. 조금만 진정하면 그것이 곧 정신적 자기 돌봄이 된다. 원하는 걸 위해 노력하되,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괜찮아’라는 생각을 정신적 배경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삶에서 이를 사용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이 방법이 꽤 쓸모 있으며 훈련해 둘 만한 사고방식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인생의 칠판에 쓰여 있는 유일한 행복공식은 아니어도, 많은 경우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 ‘비가 와서 비 맞은 생쥐 꼴로 젖어버리겠지만, 그래도 난 괜찮아.’ ‘방금 승진했어, 최고야! 그렇지만 뭐, 별일 아니지.’ 이렇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즉 일어나는 일에 저항이 덜하도록 도와주는 작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일을 축하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기뻐하며 맥주 한 잔 마시고, 원래 자리로 돌아오라는 것이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기복이 있는 건 정상이다. 오르내림은 인간의 경험과 정신의 깊은 곳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밀고 당기는 걸 기본으로 여긴다. 바다의 조수, 호흡의 들숨과 날숨, 심장 박동, 밤과 낮처럼 모든 것들은 순환한다. 우리는 들고 남, 오르내림의 순환 속에서 진화해 왔다. 따라서 삶의 모든 측면이 그렇게 돌아간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때로 성공에 앞서 일이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므로 일이 잘못되는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건 지극히 정상이므로 환영해 주면 된다. 어차피 지나갈 일이고, 다음에 올 좋은 일의 물결을 만들어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비에 젖어도 화낼 필요가 없다. 곧 다시 태양이 환하게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태양의 일이니까. 비가 오지 않으면 꽃도 피지 않으니까 말이다!
친절 리더십
친절 리더십, 생각보다 쉽다: 한 회사의 행사에서 친절과 정신 건강에 관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강연 후에 그 회사의 임원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는 자기도 정말로 친절한 리더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그는 아주 따뜻하고 진실해 보였다. 어쩌면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친절한 리더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기본적으로 친절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니까요. 일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잘 대해주신다면 이미 친절 리더십을 실천하고 계신 겁니다.”
내가 보기에는 리더 역할을 하는 많은 이들이 이미 자신도 모르게 친절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삶 전반에서 친절은 맥락만 다를 뿐, 규칙은 한결같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친구, 가족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우리가 배의 키를 잡는 선장이라고 생각해 보자. 선장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우리는 거칠고, 마구 호통치며 명령을 내리는 선장이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지지하고, 존중하며,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친절하고 친근한 선장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승무원이 더 열심히 일할까? 두말할 것 없이, 친절한 선장과 일하는 승무원이다.
물론 리더십에는 때때로 단호한 결단이 필요할 때가 있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 일을 이끌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공감, 경청, 정직, 존중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일해달라고 청하면 충분히 친절하게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 다음은 친절 리더십의 몇 가지 팁이다.
1.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친절은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핸드폰을 쳐다보거나 이메일을 읽으면서 ‘그래요’라고 대답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경청해야 한다는 뜻이다. 숨겨진 메시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반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2. 감사 인사하기: 감사하다고 말하는 건 기본 아니냐고 하겠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말을 잊고 사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고맙습니다’라는 간단한 말은 황금과도 같다. 누군가는 이 말 한마디에 자기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맙습니다’는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
3. 파괴적이지 않게, 건설적으로: 피드백은 중요하다. 그러나 피드백의 방식은 건설적일 수도 있지만, 파괴적일 수도 있다. ‘이건 안 돼요’와 ‘이렇게 하니까 좋네요! 이 부분만 조금 수정할 수 있을까요?’ 사이에는 서로 다른 세상 같은 차이가 있다.
4. 열린 문, 열린 마음: ‘오픈 도어’ 정책이 훌륭한 만큼 ‘오픈 하트’, 즉 마음을 여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팀원이나 우리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언제든,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게 해준다.
5. 작은 행동, 큰 영향: 주변 사람들의 생일을 기억하는 일, 누가 기분이 좋지 않은지 확인하는 일, 성과의 크기에 상관없이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일과 같은 작은 행동이 중요하다.
6. 진심으로 해야 한다: 사람들은 1킬로미터 밖에서도 가짜 친절을 알아차린다. 친절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진심으로 해야 한다.
7. 성장을 격려하라: 이것은 기회를 만들어 내고, 실수를 학습 과정으로 이해하며, 팀이 발전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8. 친절은 전염된다: 내가 친절에 앞장서면 팀, 부서, 나아가 회사 전체로 친절이 퍼져나가 전체 구성원 모두가 마치 꽃가루를 뿌리듯 친절을 퍼뜨리고 있을 것이다.
9. 약한 모습을 감추지 마라: 마지막으로, 항상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면 된다. 심지어, 친절한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팀원들에게 털어놓아도 된다. 솔직하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오히려 경계를 풀고 편안하게 대한다. 사람들 대부분은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들도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함께 일하기를 바랄 것이다.
덧붙여, 친절은 리더십의 한 형태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배의 선장으로서 친절이 단지 행동에 그치지 않고 습관처럼 몸에 밴 세상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것이다.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
친절이 항상 분명한 것은 아니다
지구에서 조화롭게 살기 위한 두 가지 기본 원칙: 달라이 라마는 그의 저서 《종교를 넘어》에서 종교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윤리와 지침에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이 있으며, 인류 공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원칙들은 삶을 헤쳐나가는 방법에 대해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안내서 역할을 하며, 북극성 같은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다. 단순하고 심오하며 보편적인 그 두 가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우리의 공통된 인간성과 행복 추구: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문화와 언어, 음식, 춤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성을 표현하지만 깊은 곳에서는 인간으로서 몇 가지 목표를 공유한다. 영국에서 차를 홀짝거리든, 콜롬비아에서 살사 춤을 추든, 그 모든 것이 행복과 평안, 또는 기쁨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것 말이다. 출신, 언어 등과 상관없이 포근한 행복의 느낌은 보편적이다. 이 공유감을 인식한다는 건 옆 사람, 혹은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의미다. 또한 우리가 모두 그들과 똑같이 행복하고 좋은 삶을 소망한다는 걸 이해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공감하기 어려울 때는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겉보기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해도, 깊은 곳에서는 그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기쁨과 만족을 추구한다.’ 같은 사람이니 알고 있자는 것이다.
2. 우리가 이루는 아름다운 상호의존의 그물: 우리가 깊이 고려해야 할 두 번째는 상호의존이다. 우리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된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접시에 담긴 음식,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이 모두 자연과 인간의 수고가 서로 협력하여 이루어 낸 결과물이다. 이 상호의존성을 깨달으면 우리가 다른 이들을 도울 때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돕기도 한다는 걸 이해하게 된다. 남을 해치면 그 일이 나를 물어뜯는 결과로 되돌아온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우리의 행동이 예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이 두 가지 기본적인 생각, 즉 행복 추구라는 공통의 목표와 상호의존성을 명심하고 지켜나가면 더 행복한 가정, 이웃, 공동체를 향해, 더 크게는 행복하고 친절한 세상을 향해 잘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공통된 부분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다른 부분은 축하하며, 언제나 ‘우리가 함께하는 존재’임을 기억하자. 겉보기에 어떻든 사실 우리 모두는 같은 무대에서 같은 춤을 추고 있다. 그게 인생이며, 인간이라는 존재다.
사랑, 공감, 연민, 친절은 우리 모두의 천성이다. 이 정신이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 이러한 가치는 모든 종교와 영적 전통을 초월한다. 그것은 인간적 가치이고, 따라서 우리가 키울 수 있는 가치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이런 감정을 받아들여 더 멀리까지 확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쪽’과 ‘이쪽’이 아니라 ‘우리’가 되자는 것이다.
친절하게 삽시다: ‘친절은 우리의 삶을 따뜻하고 가벼우면서 아늑한 태피스트리로 엮는 황금색 실’이다. 어깨에 올려놓는 부드러운 손, 낯선 사람과 나누는 미소, ‘내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어요. 당신은 중요한 사람이에요’라고 마음을 전해주는 작은 행동들이다. 생활 속에서 친절을 챙기는 것은 큰마음으로 작은 일들을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다. 진정 어린 축하를 전하기, 문 잡아주기, 진심으로 감사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손 내밀기, 또는 간단한 안부 인사하기 같은 것들이다.
친절 챙김은 마음가짐이다. 때로 먹구름이 낀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에 빛을 퍼뜨리기로 마음먹는 것이다. 그건 우리 각자가 누군가의 하루에 도사린 어두운 구석을 비출 수 있는 하나의 촛불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억하자. 다른 사람의 촛불을 밝힌다고 해서 우리의 빛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세상이 훨씬 더 밝아진다는 걸.
인생을 단순히 견딜 만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만드는 크고 작은 행동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부디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빛이 되기를. 친절을 품어 안고, 그것이 여러분의 세상을 변화시켜 더 아늑하고 멋진 곳으로 만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시길. 망설일 필요 없다. 물결을 만들어라. 친절의 운동가가 되자. 우리가 함께 소유한 우리의 집, 이 크고 아름다운 우주의 한 바윗덩어리에서 모두가 함께 무얼 이루어 낼지, 누가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