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대통령 끔찍한 대통령] 요약 (윌리엄 라이딩스 2세, 스튜어트 매기버 / 한국언론자료간행회, 2000년)

윌리엄 라이딩스 2세, 스튜어트 매기버 / 한국언론자료간행회

제1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재임기간:1789-1797년(8년)

훈련받지 않은 민병대로 구성된 대륙군을 이끌고 독립전쟁을 지휘한 워싱턴은 부대원들의 전의가 상실되지 않도록 강한 의지력과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으로 부대원들의 사기를 끊임없이 고취시키고자 노력했다. 조지 워싱턴이 롱아일랜드 전투를 앞두고 부대원들에게 했던 감동적인 연설은 그의 지도력의 일단을 보여준다.

 

“자유인이 될 것인가, 노예가 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태어날 수백만의 미국인 운명이 우리의 용기와 행동에 달려 있다.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굴복하여 죽음을 당할 것인가를 이 자리에서 선택하자!”

 

1788년 워싱턴은 대통령 선거인단의 만장일치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워싱턴이 지역과 당파를 초월해서 전 국민의 영웅으로 추앙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워싱턴은 일찍부터 도덕적 행동에 우선적 가치를 부여했다. 그에게는 정치적인 문제든 개인적인 문제든 구체적 근거를 제시한 부정의 폭로기사가 한 건도 없다.

 

워싱턴은 리더십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신중함을 보였다. 항상 자신의 권한을 앞세우기보다는 입법부에 중대한 결정을 맡겼다. 1794년 알렉산더 해밀턴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국 대통령의 권한은 현재 매우 제한적이다. 그리고 내 목표는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한, 나는 대통령이 직접 법안을 만드는 행위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워싱턴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늘 합의점을 찾고자 했고, 파당에 의한 정략적 음모나 파당정치를 몹시 싫어했다. 또한, 정부형태는 강력한 중앙정부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었다. 외교부문에서는 중립선언을 통해 유럽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전쟁에도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대통령직을 마치면서도 워싱턴은 국민들에게 “외교적 동맹관계를 피하라. 그리고 20세기가 되기까지 고립적인 외교정책을 유지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제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재임기간:1801-1809(8년)

토머스 제퍼슨은 거쳤던 공직만으로도 충분히 비범한 사람이다. 버지니아주 의원, 연방의회 의원, 버지니아 주지사, 프랑스대사, 국무장관, 부통령을 거쳐 미국 대통령에 이른다. 독립선언서를 기초하였고 버지니아 대학을 설립하였다. 그는 농부이자 법률가였으며, 작가, 음악가, 철학자, 건축가, 과학자, 발명가로서의 능력을 지닌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확연하고 인상적인 그의 공적 명성과는 달리 제퍼슨의 개인적 사생활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수줍음과 나서기를 삼가는 겸손한 성격의 그는 자신의 사생활을 엄격히 차단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나에 대해 거의 말을 하지 않아서 나는 아주 행복하다”라고 그는 말하곤 했다.

 

제퍼슨은 한 개인적인 인물로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치적 신념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정치적 신념 중 으뜸은 국민에 대한 확신이었다. “국민은 우리의 자유를 보존하는 유일하고 확실한 신뢰의 바탕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한 세대가 무의식적으로 다른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하는 균형 잡힌 국가예산을 지지했다. 또한 작은 정부론은 또 다른 정치적 신념이다. 그가 일생을 통해 염려한 것은 중앙정부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었다.

 

대통령으로서 제퍼슨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1803년 루이지애나의 획득이다. 1에이커 당 3센트 가격으로 프랑스로부터 총 1천5백만 달러를 주고 이 지역을 구입했다. “그는 루이지애나 획득 하나만으로도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제퍼슨은 대통령의 행정적 특권을 주장한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하였다. 아론 버의 반역행위를 증언하기 위해 소환됐을 때, 그는 증언대에 서기를 거절하며 준비한 서류들을 건네주어 행정부를 입법부와 사법부의 간섭으로 격리시키는 선례를 남겼다.

 

 

제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James Monroe), 재임기간:1817-1825(8년)

먼로는 동시대인들에게서 대단히 정직하다는 평판을 받았다. 그의 정직, 성실, 예의 바름, 겸양지덕, 그리고 감정을 자제하는 자세는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제퍼슨은 먼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잘못된 외부 모습에 대해 반성할 줄 아는 영혼을 가졌으며, 그곳에 작은 얼룩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외교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먼로는 다른 대통령들을 훨씬 능가하였다. 먼로는 미국과 영국간에 러시 - 배것 협정을 체결하여 양국의 오대호 내 해군 수를 제한하였으며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서 군사력을 제한함으로써 대 캐나다 관계를 돈독하게 발전시켜 나갔다. 그 외에도 스페인으로부터 동부 플로리다를 인수하는 데에도 열심을 기울였다. 이것은 이중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미국의 영토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미국 국경지역에서 유럽의 잔재 세력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

 

마침내, 먼로는 그 유명한 ‘먼로 독트린’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 선언의 핵심은 유럽에 대해서 서반구에 음모와 간섭을 하지 말라는 경고임과 동시에, 미국이 유럽의 분쟁이나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었다. 먼로 독트린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평화적 외교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단 한발의 총도 사용하지 않고서 서반구에 대한 유럽의 간섭과 더 이상의 식민지화를 차단하는 데 미국의 의지를 효과적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정치면에 있어서 먼로의 예의바른 인품은 그로 하여금 산적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게 했고, 협상과 협정이라는 카드를 용이하게 사용하도록 했다. 그는 원칙주의자였지만 의견의 일치를 이루고자 노력했고,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그를 반대한 세력도 수용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의견의 일치를 끌어내는 데 탁월하고 성공적이어서 그의 반대 세력이었던 연방파는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시기에 소멸되어, 그의 임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미 헌정사상 유일하게 반대적인 정당이나 당파가 사라진 상태였다.

 

 

제 11대 대통령 제임스 K. 포크(James K. Polk), 재임기간:1845-1849(4년)

제임스 포크는 대통령직을 떠날 때까지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재 미국 영토의 윤곽을 거의 완성시켰다. 독립 후 75년만에, 그에 의해 48개 주로 형성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크는 사실 우리들의 귀에 그리 낯익은 이름은 아니다. 그는 이룬 업적과 재능에 비해 가장 알려지지 못한 인물중의 하나일 것이다.

 

포크는 “대통령은 대외문제를 이끌고 의회는 국내문제를 이끄는 것이 옳다”는 생각으로, 국내문제에 있어서 대통령의 권한을 한정시키고자 노력했다. 포크는 1848년 의회에서 “대통령의 권력은 단지 소극적인 차원에 불과하지, 결코 단정적이거나 확언적인 의견이 아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이러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포크는 위기관리 영역에서는 위대한 대통령임을 입증해 보였다. 1836년 멕시코로부터 독립한 텍사스 공화국의 병합을 의회가 승인하자,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심각한 외교 마찰이 빚어졌으며 위기상황이 도래하였다. 그러자 포크는 즉시로 멕시코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숨돌릴 틈 없이 멕시코를 밀어붙임으로써 항복을 받아내었다. 그 결과 텍사스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지역까지도 미국의 소유로 만들었던 것이다.

 

 

제 15대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James Buchanan), 재임기간:1857-1861(4년)

뷰캐넌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 중 가장 악평을 받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엄격한 관료적 형식주의자로서 헌법이 용인하는 행동만을 취했다. 그는 대통령의 직책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대통령은 단지 정부의 최고 행정관에 지나지 않는다. 대통령의 직분은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집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뷰캐넌의 견해에 따르면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시킬 권한도 없고, 강제적으로 연방탈퇴를 막기 위해 해당 주에 군대를 파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뷰캐넌이 대통령이 되고 이틀이 지난 후 대법원은 ‘드레드 스콧 판결’을 발표했다. “노예제는 합법적이며, 조상이 노예의 신분으로 미국에 온 흑인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시민의 권한이 없고, 자유 주로 도망 간 노예는 원래의 소유주에 되돌려져야만 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에 취임한지 이틀만에 엄청난 폭풍을 일으킬 사안과 맞닥뜨린 것이다.

 

위의 사안에 대한 갈등의 시기와 맞물려 뷰캐넌 행정부는 또 다른 어려운 난관에 직면한다. 오하이오 생명보험사와 신시내티 신용조합이 파산함에 따라 예금자들이 예금 인출사태를 초래했고, 이것이 공황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뷰캐넌은 이에 대해 어떠한 정책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1861년 2월에는 미국 최남단주인 텍사스가 연방으로부터 탈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엄격한 헌법주의자인 뷰캐넌은 헌법이 자신에게 탈퇴선언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았다고 믿었다.

 

후세 사람들은 뷰캐넌 대통령을 위기 상황에서 우유부단하고, 고조되는 위기를 헤쳐 나아갈 용기가 부족하며 궁극적으로 지도력이 요구되는 시기에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못 박고 있다. 뷰캐넌은 결국 분열된 연방을 링컨에게 물려주었으며 대통령을 떠난 지 한 달만에 남북전쟁이라는 비극을 맞이하게 되었다.

 

 

제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재임기간:1861-1865(4년)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1860년 링컨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노예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었다. 링컨의 대통령 당선은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연방을 유지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조치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먼저 사우스캐롤라이나가 연방탈퇴를 선언했으며, 앨라배마,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이 연달아 연방을 탈퇴하였다.

 

링컨은 1861년 4월까지는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섬터 요새에 물자 공급관계로 남부연합이 요새를 공격하자 지원병을 모집하고 4월 19일에 남부 여러 항구에 봉쇄령을 내림으로써 전쟁상태에 돌입하게 되었다. 링컨은 자신의 입장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만약 노예제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이 세상에 잘못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링컨은 역대 대통령들 중 가장 유머있는 재치를 발휘하였던 것 같다. 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그의 비유법은 매우 돋보인다. 한번은 상원의원이 남북전쟁에서 링컨의 군사적 실수를 지적하면서 링컨이 고작 1마일 밖에 생지옥이 있어도 그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불평을 하자, 링컨은 “의원님, 그 1마일은 여기 백악관에서 의사당까지 가는 바로 그 거리이군요.”라고 답변했다.

 

한 여인이 곤궁한 가정을 부양하도록 남편을 군에서 제대시켜 달라고 링컨에게 요청한 일이 있었다. 링컨은 이 요구를 기꺼이 들어주었다.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인정 많은 사람이 가장 피비린내 나는 시기에 대통령직을 수행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연방군은 7월에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드디어 남북전쟁의 변곡점을 그리는 위대한 승리를 이루었다. 1863년 11월 게티즈버그에서 전사한 영웅들에 대한 추도식이 있었다. 유명한 연설가 에드워드 에버렛의 두 시간에 걸친 연설 뒤 링컨이 연설대에 올랐다. 링컨은 단 몇 분간의 짧은 연설을 들려주었다. 그러나 그토록 간결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가장 위대한 미국의 연설 중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 있다.

 

“이곳에 모인 우리들은 ........ 이들의 영광스런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숭고하게 결의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가호아래 이 나라에 새로운 자유를 탄생시켜야 합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링컨은 남부에 대해 징벌의 차원보다 치료를 강조하면서 남부의 재건을 계획했다. “나는 항상 자비가, 엄격한 정의보다 더욱 풍성한 결과를 낳는다고 믿는다.”고 자신의 접근방법을 요약했다. 한 인간으로서, 한 지도자로서 링컨의 위대함은 승리에 대한 관대함, 즉 승리 후 그가 보여 주었던 자비롭고 지혜로운 행동이었다. 그는 관대함과 자비가 가장 빠르고 가장 효과적인 정치적 치료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제 17대 대통령 앤드류 존슨(Andrew Johnson), 재임기간:1865-1869(4년)

존슨에 대한 비난과 악평의 대부분은 의회와의 공개 전쟁에서 비롯된다. 대통령은 의회의 정책을 무조건 반대했고, 의회는 그 반대를 저지하고자 대통령의 권한을 잠식하고 탄핵으로 그를 추방하고자 했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대통령의 비상권한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자 의회는 정부구성에서 대통령보다 우위에 있음을 선언했고, 존슨은 이런 의회를 헌법적 권한을 넘어선 것으로 보았다.

 

한 달 동안 부통령으로 일했던 존슨은 갑작스러운 링컨의 죽음으로, 1865년 4월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존슨은 링컨의 정책을 이어받아 남부에 대한 온건한 재건정책을 실시하였다. 남부연합 시민 중 연방에 대해 충성을 서약하는 자는 모두 시민권을 회복시켜 주었다.

 

그러나 공화당 급진파가 지배하고 있던 의회는 연방을 탈퇴했던 남부의 여러 주들을 징계하자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존슨과 공화당 급진파들은 날카롭게 대치할 수밖에 없었다. 의회는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 없이는 연방내각과 관료들을 해임시킬 수 없음을 규정하는 ‘공직보장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존슨은 이 법이 위헌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상원이 해임동의안 거부에도 불구하고 국방장관 에드윈 스탠턴을 해임시켰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존슨은 하원에 의해 탄핵을 당했다. 앤드류 존슨은 미국 역사상 탄핵을 당한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1868년 탄핵 안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최종 투표 결과 찬성 35표, 반대 19표로 존슨 대통령은 단 1표에 의해 구제 받았다(탄핵에 필요한 찬성표는 36표였다). 60년이 지난 후, 1926년에 연방 대법원은 공직보장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하였다.

 

 

제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재임기간:1913-1921(8년)

1917년 4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독일에 대한 전쟁선포를 의회에 요청했다. 독일 잠수함이 교전지역에서 3척의 비무장 미국 상선을 격침시켰기 때문이었다. 원래 평화주의자인 윌슨은 마지못해 전쟁에 개입하였으나, 참전 후에는 독일과 그 동맹국들을 격파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했다.

 

그 후 열린 평화회담에서 윌슨은 세계 평화를 위해 국제연맹 창설을 주창하였다. 1920년 윌슨은 국제평화를 실현시키는 데 충실히 노력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윌슨은 존 애덤스 행정부 이래로 처음으로 스스로 의회의 특별회기에 나가 연설을 함으로써 선례를 파기했다. 이때부터 대통령 국정연설은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관세인하를 위해 하원을 설득했고, 하원은 즉시 관세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 난관에 봉착했을 때, 윌슨 대통령은 이 법안을 반대하는 기업들의 로비활동을 무시하고 국민들에게 자신을 도와 달라고 직접 요청하였다. 그 결과 여러 상원의원들이 윌슨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졌고 결국 상원을 통과하여 25%의 관세인하를 이루어냈다.

 

대통령 윌슨은 위대한 지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를 능가할 수 있는 인물은 오직 토머스 제퍼슨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열정과 설득력만큼은 그 누구도 능가할 수 없었다. 그는 국내적으로 필요한 개혁들은 반드시 추진해 나갔고, 외교적으로는 미국을 세계의 중요한 역할 담당자로 등극시켰다.

 

제 29대 대통령 워런 Ｇ．하딩(Warren G, Harding), 재임기간:1921-1923(3년)

워런 하딩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판테온(전당)에서 절대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는 위치에 놓여 있다. 미국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딩은 언젠가 콜롬비아 대학 총장인 니콜라스 버틀러에게 “나는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며, 이 직책을 맡지 않았어야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딩의 치명적인 실수는 자신의 친구들과 어린 시절 벗들을 너무나 중요한 직위에 임명한 것이다. 일개 지방의 정치적 술수가에 지나지 않는 도허티를 법무장관에, 절친한 친구 앨버트 폴을 내무장관에 임명했다. 다른 여러 중요한 직위도 친척이나 포커게임을 같이 하는 동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도허티와 그의 측근 제스 스미스는 ‘작은 초록색 집’을 세워, 소위 3류 정치인들의 연합인 ‘오하이오 갱’들을 위한 본부로 삼았다. 이곳에서는 정부창고에서 빼낸 술과 공직을 팔았으며, 돈을 받고 무죄방면을 하거나 범죄자의 사면과 가석방 등을 처리했다.

 

하딩은 일주일에 두 번씩 백악관 도서관에서 포커판을 벌였다. 여기에는 상원의원들, 군 지휘관, 산업자본가, 그리고 하딩의 친구들이 모였다. 음주가 불법이었던 시기였지만, 모트 모티머는 공무원 신분으로 백악관에 주류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하딩은 정치적 편의주의를 이유로 무턱대고 금주법을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백악관에서 몰래 술을 즐겼다.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당대에 발생한 국내외의 큰 사건과 문제들에 정통하고 그에 대해 고도의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하딩은 포커게임, 밀조된 버번 위스키, 말 잘 듣는 여자에게만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러운 대통령이라는 평판만 남게 되었다.

 

 

제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재임기간:1933-1945(12년)

1933년 3월,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는 취임연설을 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다. 그가 대통령에 취임할 때 미국은 생기가 없이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였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실업, 은행파산, 공장폐쇄, 농업파탄, 굶주림에 마비되어 있었다. 희망이 없는 국가였다.

 

루스벨트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당선되자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전당대회에 참석하여 다음과 같이 수락 연설을 했다. “나는 여러분에게 맹세합니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맹세합니다. 미국 국민들을 위한 새로운 판(new deal)을 만들 것입니다.” 이때 사용한 ‘뉴딜’이라는 말은 후에 대공황을 다스리기 위한 프로그램의 별칭으로 쓰여졌다. 물론 뉴딜 프로그램 모두가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또한 희망도 그렇게 빨리 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루스벨트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은 미국 국민에게 ‘희망’이라 불리는 필수품을 돌려주었다는 점이다.

 

루스벨트는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은퇴하려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3선 대통령에 출마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전쟁의 위협은 이러한 생각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에 다시 한번 당선이 된 그는 미국을 피할 수 없는 전쟁으로 이끌어 갈 준비에 착수했다. 1941년부터 1946년까지 영국과 다른 연합국 측에게 약 5천억 달러의 무기와 전쟁물자를 ‘무기대여법’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했다.

 

루스벨트는 대공황과의 전쟁에서 그랬듯이 독일, 일본, 이태리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초헌법적 권한을 사용했다. 가격과 임금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졌고 수천 억 달러가 유용되었으며 수백만의 전투군인이 징집되었다. 일본계 미국인들이 서부해안의 거주지에 강제 이주되어 감금되기도 하였다. 각종 공장과 조선소에서는 여성이 전쟁에 나간 남성을 대신했다.

 

전쟁이 끝난 후, 루스벨트는 ‘제대장병 재정착법’을 시행하여 “군대에서 복무한 훌륭한 남성과 여성을 제대시켜 절대로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환경으로 내몰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약속을 지켰다. 퇴역군인에게 직업교육을 실시하며 군인과 여성들에게 새로운 교육을 받도록 지원해 주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2차대전 후 30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경제적 번영을 자극한 중요한 동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많은 역사가들이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서구세계의 자본주의를 대치하고 있을 시기에 미국에서 자유기업 체제를 구한 공로를 루스벨트에게 돌린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보여준 탁월한 지도력은 그의 지혜와 경험, 용기 등과 결합되어 그를 20세기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다.

 

 

제 33대 대통령 해리 S. 트루먼(Harry S. Trwman), 재임기간:1945-1953(8년)

1945년 4월 부통령 해리 트루먼은 백악관으로 들어오라는 긴급전화를 받았다. 대통령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가 그를 맞았다. “해리, 대통령이 서거했어요.” 이것은 트루먼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달과 별과 모든 유성이 갑자기 나를 향해 떨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국가원수로서 그는 곧바로 무시무시한 결정-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여 2차 세계대전을 끝내야 하는-을 내려야 할 입장에 직면했다.

 

그에게 다가온 지상과업은 16년간이나 계속된 경기침체와 전쟁으로 지쳐버린 국가를 이끌어 가는 일이었다. 대학교육을 받지 않고 백악관으로 간 최초의 대통령인 트루먼은 미국 역사와 대통령으로서의 생활을 철저히 공부함으로써 스스로를 교육했다. 그는 대통령의 임무가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보았다.

 

의회는 트루먼과 국내문제에 대해서 자주 마찰을 일으켰지만, 국외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지지를 보냈다. 전쟁이 끝난 후 소련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더 많은 나라를 공산화하기 위해 냉전을 격화시켰다. 이에 대통령은 무장한 소수나 외부의 압력에 지배당하기를 거부하는 자유민을 지지하는 포위정책인 ‘트루먼 독트린’을 발표했다. 소련의 점령을 물리치기 위해 터키에 함대를 파견했고, 터키와 공산주의자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던 그리스에 경제적, 군사적 원조를 했다.

 

또한 ‘마셜 플랜’으로 유럽에 협력하여 미국의 거대한 원조를 통해 전쟁으로 피폐된 유럽을 재건하는 계획을 실시하였다. 이밖에 서베를린에 물자를 공급하기 위한 베를린 공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창설지지 등으로 공산주의에 정면으로 대항한 트루먼의 조치에 대해 사람들은 “소련을 위압했다. 냉전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제 34대 대통령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재임기간:1953-1961(8년)

“미국은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단 한 명의 군인도 한치의 땅도 잃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평화를 유지한다.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을 여러분에게 말해 주고자 한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위기의 시기에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냉전과 이미 달아오른 한국전쟁을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1944년 6월, 아이젠하워는 역사상 가장 장대한 육해공군 공동작전인 영국해협을 가로지르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지휘했다. 이 작전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히틀러의 독일군은 항복을 했고 유럽에서의 전쟁은 끝이 났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환호를 받으며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정체되어 있는 평화회담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1952년 7월 38선의 비무장지대를 기준으로 하여 한국을 두 개의 체제로 나누는 휴전을 이끌어냈다. 이것은 최근에 결성된 유엔이 침략을 저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외교와 군사문제에 있어서 확실한 역량을 보여 주었다. 1957년 ‘아이젠하워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이는 “공산주의가 지배하는 어떤 나라로부터의 군사적 침략에 대항하여 원조를 요청하는 중동국가가 있다면, 군사적. 경제적 원조를 제공하거나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준 것이다.

 

아이젠하워 독트린은 레바논을 보호하기 위해 미 해병대를 파견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했다. 또한 중공이 중국 국민당의 지배하에 있는 대만 앞 바다에 포격을 시작했을 때 미 해군에게 명령하여 대만 앞 바다의 중국 국민당 수송선을 보호하도록 했다. 이에 중공은 퇴각했고 공격을 멈추었다.

 

아이젠하워의 가장 두드러지고 지속적인 정책 중 하나는 주간 고속도로건설이다. 1956년 그는 약 4만 2천 마일의 초고속 고속도로의 전국망을 건설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아이젠하워는 평화를 유지한 것과 대통령직의 권한을 억제하여 수행한 것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안으로 대두된 시민권에 대한 그의 무감각한 견해가 비판받기도 하였다

 

 

제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재임기간:1961-1963(3년)

“희망의 횃불이 새로운 세대의 미국인에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함께 천체를 탐험하고, 사막을 정복하고, 질병을 퇴치하며, 해저를 개발하고, 예술과 상업을 장려합시다. 이 모든 일들을 처음 1백년 안에 다 이루지는 못할 것입니다. 처음 1천일 동안에는 더더욱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으로 시작해 볼 수는 있습니다. 우리 함께 시작합시다.”라고 케네디는 취임 연설을 하였다.

 

등에 있는 상처 때문에 미 육군에서 입대 거부판정을 받은 후 케네디는 피나는 훈련과정을 마치고 나서 미 해군 신체검사에 통과했다. 어뢰정 승무원을 훈련하는 임무를 맡은 해군대위 케네디는 1943년 8월 일본 구축함 한 척의 공격을 받아 타고 있던 어뢰정이 파괴되었을 때, 상처 입은 부하 한 명을 가죽끈으로 묶어 자신의 입에 물고 4마일이나 물속에서 헤엄쳐 그를 구해내기도 했다.

 

1961년 4월, 특공대는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을 물리치기 위해 피그만을 공격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훨씬 강한 쿠바군에 의해 공격군은 무참히 패배했다. 이 사건은 미국과, 젊고 경험이 부족한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주는 패배였다. 케네디는 서투른 공격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떠맡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그의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하며 심지어 실수를 인정하는 그의 용기를 찬양했다.

 

케네디는 진보동맹을 발족시켜 10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의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착수했으며, 또한 평화봉사단도 발족시켰다. 평화봉사단 발족 연설에서 케네디는 “미국인 여러분, 여러분의 나라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여러분의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물어 보라”고 역설했다.

 

1961년 동독이 반체제 시민들의 탈출을 막고자 베를린 장벽을 설치하였고 소련이 미국 본토 가까이 있는 공산 쿠바에 군사원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0월 22일 케네디는 쿠바의 봉쇄를 명령했다. 소련에 대해 “쿠바에 있는 모든 공격 무기에 대한 즉각적인 해체와 철수”를 요구했다. 그는 모스크바에 다음과 같은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반구에 있는 모든 나라에 대해 쿠바에서 발사되는 그 어떤 미사일도 미국에 대한 소련의 공격으로 간주하고 소련에 대한 철저한 보복을 가한다는 것이 이 나라의 정책이다.” 결국 소련은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조건으로 쿠바로부터 무기를 철수했다.

 

케네디는 달라스에서 정치 유세를 하는 동안 암살당한다. 그의 희망찬 약속과 이루어지지 않은 희망은 사람들에 의해 다음과 같이 평가되었다. “고무적이고 연구할 만하지만 그러나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충분하지 못했다.”

 

 

제 41대 대통령 조지 부시(George Bush), 재임기간:1989-1993(4년)

1988년 선거에서 부시는 “내 말을 믿으세요. 새로운 세금은 없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취임식에서 그는 “미국인들은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내일은 그 일이 시작된다. 그리고 나는 미래를 확신한다. 나는 다가오는 것이 그 무엇이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연설했다.

 

먼저 선결해야 할 일은 ‘예산부족’의 위기였다. 부시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을 낮추는 데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다른 문제는 개선시키기가 어려웠다. 실업률이 상승했고, 대공황 이래로 그 어떤 대통령 시절보다 많은 기업들이 도산을 했다. 전체 미국인의 10%가 식량 배급표를 받았다. 부시가 대통령이 되면서 연간 예산부족은 3천 5백억 달러가 되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저축과 대부 산업의 붕괴에 따른 문제점과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2백 개 이상의 은행과 대부 회사들이 폐쇄되거나 매각 처분되어야만 했다. 부시는 실패한 회사의 자산을 매각처분하기 위하여 ‘처리신탁회사’를 만들었다. 그 결과 은행산업의 40% 이상의 위기가 해소되었다.

 

국제 정세에 매우 박식했던 부시 대통령은 외교정책에 있어서 확고한 신념과 능력을 발휘했다.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하여, ‘미 - 소 핵무기 감축협상’에 서명함으로써 무기 경쟁을 종식시킬 것을 선언했다.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부시 대통령은 즉각 ‘사막의 방패작전’을 수립, 이라크 군을 쿠웨이트로부터 철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마침내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연합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집결했다. 부시에 대해 미 국민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걸프전쟁에서 다국적군의 신속한 승리의 결과로 부시 대통령의 대중적 인기도는 여론조사 사상 가장 높은 89%의 지지도를 확보했다.

 

 

제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Bill Clinton), 재임기간:1993-현재

1992년 초, 민주당 지도부는 걸프전쟁 이후 급격히 지지율이 치솟아 있는 조지 부시를 상대할 사람을 물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클린턴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 받는 일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를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나이트 클럽 가수인 제니퍼 폴라라는 여성의 갑작스러운 출현이었다. 그녀는 주지사 클린턴과 12년 동안 정사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클린턴과 힐러리는 텔레비전 뉴스쇼에 출연했다. 특히 힐러리는 이미 해결된 남편의 문제를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줄 것을 국민들에게 요청했다.

 

선거전에서 부시는 악화된 미국 경제상황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클린턴은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공공사업 프로그램을 주장하는 한편, 전체 미국인들 중 상위 2%에 속하는 부유층의 세금을 올리는 대신 중산층은 그만큼의 세금을 줄여주는 정책을 내세웠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대통령직에 들어서자마자 클린턴은 연방 예산의 결핍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알게 되었다. 그의 목표는 예산 결핍분을 5천억 달러 정도 감축시키는 것이었다. 클린턴의 철저한 노력으로 소비삭감 2천5백 달러, 새로운 세금 징수분 2천4백 달러로 원했던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외에 ‘북미자유협정’을 이끌어 내었다. 그는 의회를 설득하여 멕시코와 캐나다 정부와 합의했던 북미자유무역협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임기 첫 해에 ‘건강복지 프로그램’에 너무 많은 역량을 쏟아 부어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대부분 소진했다. 심지어는 민주당마저 이 건강 프로그램 문제를 놓고 분열하게 되었다.

 

반면, 하이티 섬이나 북한과의 외교협상에서는 인상적인 승리를 했다. 하이티에서 정식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아리스티데가 군사 쿠데타로 추방되자 클린턴은 유엔군을 파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협상팀이 구성되어 평화적인 협상을 관철시켰으며, 뒤이어 국제적 핵사찰을 거부하는 북한의 잠재적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여 이 역시 성공을 거두었다.

 

클린턴은 임기 내내 자신과 아내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렸으나, 경제의 건실한 성장덕분에 1996년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한번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아직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평가대상에서 유보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그는 어쩌면 미국 최악의 대통령 10명의 리스트에 포함될지도 모르겠다.

 

클린턴은 자기 나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백악관의 젊은 인턴 사원과 낯뜨거운 연애사건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시종일관 이를 부인하는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클린턴 행정부를 약화시키고 위협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불법적인 선거자금, 위증 교사, FBI의 부당한 이용, 사법 방해 등이 클린턴의 백악관에 늘 따라 다니는 단골 메뉴이다.

 

미국의 국민들이 비록 작은 일이나 행위라 할지라도 빌 클린턴을 얼마나 믿을 수 있냐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추문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약 그가 대통령으로서 작고 사소한 문제에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분명 큰 문제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