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성장하는 개인
성과의 역설
삶의 이안류: 세상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벗어남에 따라 나는 ‘세계 최초의 중년 지혜 학교’로 알려진 모던 엘더 아카데미에서 개최하는 워크숍에 참석했다. 멕시코 엘 페스카데로에서 진행된 워크숍은 질이 높고 유익한 강의들로 넘쳐 났다. 하지만 내게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캠퍼스는 아름다운 해변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위험한 해류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를 본 것이다. 사실 나는 바다 수영을 몹시 좋아했다. 그런데 그런 경고를 보고 나니, 맛있는 초콜릿이 가득 쌓여 있는 테이블 앞에서 먹지 말라는 말을 들은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다행히 1마일 떨어진 곳에 안전하게 수영을 할 수 있는 해변인 플라야 세리토스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를 안심시켰다. 어느 날 일찍 눈이 떠진 아침에 나는 플라야 세리토스로 달려갔다. 도착한 해변은 천국같이 보였다. 잠깐 조깅을 한 후 물에 뛰어들었다. 해안을 향해 큰 파도가 밀려왔지만 나는 모래 바닥으로 내려가 파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와 수영을 하면서 해안에서 서서히 멀어졌다. 파도가 지나가고 나자 바다는 잔잔해졌다.
나는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며 삶과 자연에 감사했다. 내가 꿈꾸던 바로 그것이었다. 한참 후 나는 고개를 들어 내가 해안에서 상당히 멀어진 것을 발견했다. 강한 해류가 나를 바다 쪽으로 밀어낸 모양이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해변은 한산했다. 그곳에는 오직 나뿐이었다. 순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가 갑자기 전환됐다. 바다를 온몸으로 느끼고 삶에 감사하려던 계획은 이제 단 하나의 중요한 목표, 육지까지 살아서 돌아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나는 해안으로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잠시 헤엄을 멈추고 내가 얼마나 전진했는지 확인했다. 그러곤 내가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안류(짧은 주기를 두고 매우 빠른 속도로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흐르는 좁은 표면 해류)가 나를 바다로 밀어내고 있었다.
미국에서만 매년 100명 이상이 이안류로 물에 빠져 죽는다. 이렇게 이안류에 끌려들어 가는 식의 상황을 맞으면 신경계는 투쟁 도주 모드로 전환된다. 도망갈 길이 없으면 싸워야 한다고, 더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해 바다를 이겨야 한다고 되뇐다. 하지만 싸움을 계속하는 것은 목적지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더 열심히 더 빠르게 하더라도 말이다.
해안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학습과 함께하는 실행이 필요했다. 그저 실행만으로는, 즉 해안으로 곧바로 헤엄쳐 가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했다. 그 상황에서 나는 어떤 길이 나를 해안으로 데려다줄지 실시간으로 배워야 했다. 나는 몸을 돌려 해안과 평행으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안류가 나를 더 멀리 밀어냈다. 하지만 얼마 후 물결이 가라앉았고 나는 해안을 향해 비스듬히 꾸준하게 헤엄쳐 나갈 수 있었다. 슬슬 지치기 시작할 즈음에는 배영으로 자세를 바꿔 피로한 근육을 쉬게 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뒤집어 곧바로 해안을 향해 속력을 냈다. 큰 파도를 지나가자 나는 심호흡을 하고 다음 파도가 나를 해안으로 던져 내도록 몸을 맡겼다. 마침내 파도가 나를 삼켰고 나는 해변에 내던져졌다. 몹시 지치고 어지러웠지만 마침내 안전해졌다. 성공으로 향하는 길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때가 많으며 직선 코스도 아니다
왜 열심히 일할수록 성과는 떨어지는가: 바다의 이안류에 휩쓸린 적은 없더라도 인생의 이안류에 휩쓸린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넣고 이전에 해왔던 대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바라던 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바로 성과의 역설이다. 한계 너머를 탐색하기보다는 이미 아는 것을 실행하기로 선택하는 순간부터 성과의 역설에 휘말리고 마는 것이다. 물론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실행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늘날의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목표를 이루려면, 성과와 학습의 균형을 찾고 이 둘을 통합해야 한다.
글을 더 잘 쓰는 방법이 매일 더 많은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답은 그게 아니다. 거기에 역설이 있다. 어떤 활동을 실행하는 데에만 집중하면, 우리의 기술은 정체된 상태에 있게 된다. 사실 우리는 성과의 역설에 사로잡혀 늘 하던 대로 더 많은 일을 하려고만 할 때가 많다.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드백을 요청하지 않고, 뜻밖의 일과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보지 못한다. 지금 하고 있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것을 찾아내야 한다.
진정한 번영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성과에 집중하라는 가르침을 받기 전, 어린 시절에 가지고 있던 호기심과 학습 습관을 되찾아야 한다. 이는 우리가 무엇을 추구할 수 있는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에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준다. 그 결과 세상이 변화하고,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커리어도 성장할 준비를 갖추게 된다.
마인드셋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대학을 졸업한 후 나는 유명한 벤처 캐피탈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봉급을 받았다. 성과에 집중한 결과, 나는 꿈의 직업을 얻었다. 나는 커리어에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고, 항상 내가 아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했으며, 그로 인해 확실한 성공에 이르렀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이 뭘 위해서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나는 변화가 필요했다. 그때 나는 스탠퍼드대학교에 진학해 스승이자 멘토이며 친구인 캐럴을 만났고 그것은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마인드셋(mindset)에 대한 그녀의 선구적인 연구는 나의 인간관계, 커리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마인드셋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공부하기 시작하자,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내 삶을 다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자주 (내 지능과 능력이 고정적이라고 믿는)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에 갇혀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만성 성과 증후군의 습관으로 이끌었는지 알게 되었다. 고정 마인드셋에서는 완벽하지 못한 모든 것이 자존심에 상처를 주며, 따라서 우리는 성과에 대해 더 불안을 느끼고 개선이 아닌 증명에 내몰리게 된다.
나는 지능과 재능이 고정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더 똑똑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내가 얼마나 똑똑하고 재능이 있는지 보여 주는 데 집중했다. 즉 결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캐럴의 연구는 그녀가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고 부르는 것을 키우기로 선택함으로써 내가 이런 습관에서 벗어나 삶과 커리어에서 더 많은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우리의 능력과 자질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성장 마인드셋이 놓친 것: 나는 캐럴로부터 행동과 결과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능력의 본질에 대한 믿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궁극적으로는 만성 성과 증후군의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되었다. 수업이나 일을 선택할 때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기보다 뭔가 배울 것이 있는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 실수를 했을 때는 감추고 덮기보다는 그에 대해 인정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내가 무엇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그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과의 역설과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성장 마인드셋에 대한 신념은 피상적이고 취약한 상태로 남을 것이다. 성장과 성공을 위해서는 우리가 변화할 수 있다는 신념은 물론 방법에 대한 역량도 개발해야 한다. 신념과 역량 개발 이 두 요소는 함께 발을 맞추면서 서로를 강화한다.
배움의 장에 뛰어들어라
당신이 뛰어난 체스 실력을 갖추기를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은 이런 답이 나온다. “가능한 한 많은 체스 게임을 하면 된다.” 매우 논리적이고 타당한 생각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체스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이 뛰어난 체스 실력을 갖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여자 테니스 세계 챔피언인 세레나 윌리엄스와 비너스 윌리엄스의 아버지인 리처드 윌리엄스는 테니스에서도 이와 같은 원리가 통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세레나와 비너스는 테니스의 일반적인 통념을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프로로 전향하기 전 몇 해 동안 주니어 테니스 토너먼트에 출전하지 않고 대신 학교와 코트에서 학생으로서 성실하게 생활했다. 이들의 전기를 다룬 영화 <킹 리처드(King Richard)>를 보면, 리처드가 딸들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웠는지 알 수 있다. 리처드는 딸들의 테니스 훈련 시간을 경기가 아닌 연습에 할애했고, 그렇게 그들은 세계 최고가 되었다.
윌리엄스 자매가 아버지로부터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테니스 실력 향상의 주된 방법이 모든 시간을 경쟁에 쏟아붓는 일이 아니라는 것, 달리 표현하자면 만성 성과 증후군에 갇히지 않는 것이란 점이다. 어떤 분야든 개선과 높은 성과를 위해서는 2개의 서로 다르지만 똑같이 강력한 마음의 상태, 즉 학습 영역(Learning Zone)과 성과 영역(Performance Zone)에 참여해야 한다. 각 영역은 목적이 다르며 요구하는 초점과 도구들도 다르다. 소금과 후추처럼, 두 영역 모두 우리 삶의 레시피에 영향을 주고 성장을 돕지만 그 성질은 매우 다르다.
최선을 다해 어떤 일을 하면서 실수를 최소화하려 노력할 때, 우리는 성과 영역으로 들어간다. 주어진 시간 안에 과제를 완수하려 할 때처럼 말이다. 이 영역에서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 최선을 다해 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시간을 성과 영역에 할애하면 이내 정체, 좌절감, 번아웃이 뒤따른다. 그것이 바로 만성 성과 증후군이다. 우리가 학습 영역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학습 영역에서는 기술과 지식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한다.
세계 수준의 곡예사가 되는 법: 태양의 서커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형태의 예술을 구현하기 위해서 연기자에게 비범한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익히 알 것이다. 50여 개국 이상의 1,000명이 넘는 연기자들이 보여 주는 경이로운 곡예는 인재 개발 시스템이 원활하게 기능하지 않고서는 구현이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태양의 서커스의 연기자들이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루틴을 연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에 그처럼 놀라운 기술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푸른색과 노란색 줄의 서커스 천막을 걷고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사실 몬트리올에 있는 태양의 서커스 국제 본부의 연습실이나 길에 세워진 연습 텐트 안으로 들어가면, 연결이 끊기거나 연기자가 안전망에 떨어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연기자들은 이미 잘 하는 기술을 연습하는 데에는 그다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새로운 곡예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과정을 통해 연기자들이 발전하고, 쇼가 진화하고, 조직은 성과 영역에만 치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정체를 피할 수 있다.
태양의 서커스는 많은 연기자들을 올림픽 출전 선수들, 세계 최고의 기량을 키워 내는 최고 수준의 코치들 밑에서 수년간 효과적인 훈련을 해 온 선수들 중에서 선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서커스에 입단해 몬트리올에서의 교육이 시작되면 그들은 다시 몇 주, 혹은 몇 달에 걸쳐 쇼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루틴을 배운다. 그리고 마침내 본부를 떠나 공연을 시작하는 연기자들은 정오에 출근하면서 일과를 시작한다. 그들은 오후 시간을 온통 학습 영역에 할애한다. 즉 공중제비를 할 수 있는 횟수를 늘리거나 이전보다 더 많은 횃불을 돌리는 것과 같은 특정한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이 중요한 시기에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방법들이 있다. 예를 들어 연기자가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느낄 때까지 횃불에 불을 붙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서커스에서처럼 직장에서 불이 붙은 막대를 공중에 던지고 받아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 안전,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결정을 곡예하듯 처리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많은 선택이 불이 붙은 막대가 아닌 숫자나 단어를 만지는 일이기 때문에 덜 위험하고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팀원들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확실한 안전망을 마련해 두고 있는가? 태양의 서커스 연기자들은 학습과 성과 사이의 차이를 파악하는 훈련을 받는다. 과연 우리는 일이나 생활을 그런 식으로 파악하고 있을까?
학습자가 갖춰야 할 태도
가수는 마지막 멜로디를 부른 후에도 한참 동안 이어지는 엄청난 함성 속에서 무대를 내려왔다. 객석에 있는 4만 5,000명의 팬들 중 어느 누구에게 물어보더라도, 그 공연이 “흠잡을 데 없었다(flawless)”라는 대답을 들었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우상이 여든한 번째로 빌보드에 올린 곡의 제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수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는 2013년 <GQ>와의 인터뷰에서 공연이 아무리 좋아도 언제나 개선의 여지가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공연 후에 침대에 쓰러지거나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아닌 다른 계획을 갖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녀는 호텔방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기 전 방금 마친 공연 영상을 검토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함해 댄서, 카메라 맨 등 공연의 모든 관계자에 대한 비평을 적는다. 다음 날 아침, 전체 스태프가 이 세계적인 스타가 적은 여러 페이지의 리뷰를 받아 든다.
비욘세는 수년에 걸쳐 세계 전역의 큰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며 전 세계의 수백만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녀는 어떤 아티스트보다 많은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여성 아티스트 역사상 그래미 후보에 오른 횟수가 가장 많다. 그녀의 공연은 숨 막히는 기술력과 창의성의 향연, 수십 명의 재능 있는 댄서, 가수, 음악가들부터 뛰어난 무대 조명, 현란한 의상까지 수많은 요소가 통합된 인상적인 루틴으로 유명하다. 늘 무언가 강력한 한 방을 보여 준다. 하지만 비욘세는 무대에 서는 모든 프로들이 그렇듯이 학습 영역에서 열심히 갈고닦아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야만 했다.
어린 시절 그녀는 <스타 서치Star Search>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경쟁 과정에서 탈락한 경험을 자기 인생을 결정지은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다. 그녀는 해당 장면을 자신의 <플로레스(Flawless)> 뮤직비디오 첫 부분에 삽입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그녀는 학습 영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저는 제 공연들을 챙겨 봅니다.” 그녀는 <GQ>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냥 공연을 보며 즐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느새 조명이 늦게 들어오는 게 보이죠. ‘저 헤어스타일은 진짜 아니잖아’라거나 ‘다시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식입니다. 저는 제 자신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거든요. 저는 성장을 원하고 언제나 새로운 정보를 갈망합니다.”
비욘세는 자신의 재능과 자신이라는 브랜드가 수억 달러 가치를 갖게 만들면서 커리어의 모든 측면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습과 성장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이 업계에서 25년 이상을 몸담으면서 그녀의 음악은 더욱 도전적이면서 깊이까지 갖게 되었으며, 그녀의 공연은 더욱 호화로워졌다. NPR(미국 공영 라디오)은 그녀를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뮤지션’이라고 칭했다. 어떻게 하면 비욘세처럼 학습할 수 있을까?
2부 학습하는 조직
학습하는 조직은 무엇이 다른가
가장 강력한 조직은 학습하는 조직이다. 그들의 구조와 시스템은 구성원의 계발을 일상의 디폴트로 삼아, 민첩하고 회복력이 강하고 영향력이 큰 조직을 만든다.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가 되었을 때, 이 회사에는 ‘아는 체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했지만, 신입 사원들은 승진을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고 자기가 속한 팀을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눈치껏 깨달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러한 직장 문화는 호기심을 갖고, 지식이나 기술의 개발을 지속하고, 학습과 임무 완수를 위해 협력하고자 하는 등의 의욕을 모두 꺾었다. 개발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직원들은 경영진이 인간의 능력을 대부분 고정된 것으로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원들은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때로는 동료를 방해하기까지 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검색, 모바일 운영 체제, 소셜 미디어, 클라우드 기술 분야에서 계속해서 큰 기회를 놓쳤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 이들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앞질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성과의 역설에 걸려들었다. 만성 성과 증후군에 갇힌 직원들은 미답의 영역에 도전하기보다는 이미 방법을 알고 있는 일에만 매달리는 태도를 이어갔다. 나는 수많은 기업에서 이런 모습을 목격했다. 당신도 아마 그럴 것이다. 만성 성과 증후군에 갇힌 문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도, 그런 문화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더 강력히 나쁜 습관에 빠져들곤 한다. 그것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 우리는 그간 학교, 공동체, 매체, 직장에서 일이 어려워졌을 때의 해법은 더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배워 왔다.
▪ 우리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인 해결 방법인지 파악하기보다는 무조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모든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 우리는 높은 성과가 협력이 아닌 경쟁에 뿌리를 둔다는 사회적 인식에 익숙해진 탓에, 힘을 합해 역량을 키우고 공동의 결과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개별적으로 일을 한다.
▪ 미래의 잠재력을 키우기보다는 현재의 이익 극대화(단기 실적 증대에 집중하는 월스트리트처럼)를 중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학습 영역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다.
▪ 계속 익숙한 방식으로 오로지 성과 영역에서만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고, 실행하는 동안 학습은 등한시하기 때문에 다르게 일할 기회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마침내 나델라는 인공지능, 혼합 현실(mixed reality), 양자 컴퓨팅 등 새롭게 부상하는 부문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잃는 일을 막기 위해 최고인사책임자 캐슬린 호건 등과 협력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문화를 변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0만 명이 넘는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은 이제 더 많은 질문을 하고, 더 자주 아이디어를 내고, 부서 간 협력을 강화하고,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한계를 시험하는 등 전과는 다른 신념, 습관, 공동체를 개발해야 했다. 성과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빈틈 없는 실행을 넘어 학습과 성과의 두 영역을 아우르는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학습하는 조직은 어떤 모습인가: 클리어초이스에 CEO로 영입된 케빈 모셔는 5~10퍼센트의 지점들이 다른 지점에 비해 훨씬 효과적으로 치과 시술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전 직장의 동료였던 앤디 킴볼에게 전화를 걸어 컨설턴트로 와서 그 지점들이 타 지점들과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앤디는 학습 영역에 뛰어들어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드는지 파악하기 위해 관찰을 하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대부분의 회사 영업 사원들이 스프레이 앤 프레이(spray and pray; 마구 쏘고 명중하기를 바라는) 영업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내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환자들에게 시술에 대한 정보를 마구잡이로 뿌리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있기를 기대하는 식이었죠.” 그들은 환자들의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치료법과 의사들의 실력만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뛰어난 영업사원은 말하기보다 듣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들은 스스로를 단순한 영업 사원이 아닌 문제 해결자로 보았고, 그러한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그들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이후 앤디는 실적 담당 최고 책임자로 클리어초이스에 합류하여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영업 사원들은 환자의 이야기를 이끌어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환자들은 자신의 불완전한 치아에 대해 상당한 수치심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환자들이 꿈꾸던 미소를 가질 수 있다면 그들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들이 가진 치아에 대한 스토리의 해피엔딩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죠.”
이를 토대로 클리어초이스는 영업 사원과 의사들을 교육해 그런 성공적인 관행을 배우도록 하고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상담실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했고, 영업 사원과 의사들은 매주 환자와의 소통과 관련해서 노력이 필요한 기술을 선정해 연습하고, 환자의 동의 하에 환자와의 상호작용과정을 녹화한다. 상담 사이에 전문가들은 영상을 검토하고 질문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답변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그들은 성과 영역(환자와의 시간)과 학습 영역(영상 검토) 사이를 빠르게 오간다. 또한 직원들은 코치나 동료와도 영상을 공유하며 피드백을 구한다. 주간 회의에서는 동료들과 그들이 개선을 위해 노력한 내용을 공유한다. 이후 가장 높은 성과를 올린 사람들은 자신의 영상을 가장 자주 검토하고 분석한 사람들이었다.
마침내 회사 창립 후 17년 만에 한 달에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영업 사원이 탄생했다. 회사는 그를 축하하기 위해 100만 달러 클럽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한 해에 7명의 영업 사원이 월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후 회사가 개최한 축하 행사에는 8명의 100만 달러 클럽 회원들이 다른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실적이 좋지 않은 날, 주, 달에는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모두가 자신의 영상을 검토한다고 대답했다. 결국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문제나 고난은 곧 학습 영역으로 뛰어들라는 신호인 것이다.
‘아는 체하는’ 문화에서 학습하는 문화로: 엘리자베스 캐닝과 메리 머피가 이끄는 연구진은 ‘사람들이 조직을 마인드셋을 갖출 수 있는 존재로 보는지’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포춘》 1,000대 기업 중 7곳의 직원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고, 각 기업의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가 재능을 고정적인 것으로 보는지 가변적인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 대체로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클리어초이스와 같이 학습 영역을 운영의 필수적인 측면으로 만드는 기업의 직원들은 회사가 성장 마인드셋을 지지한다고 인식했다. 반면 직원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능력 평가에 중점을 두는 조직은 고정 마인드셋을 지지하는 회사로 인식되었다.
또한 이 연구진은 조직이 성장 마인드셋을 지지한다고 여기는 직원들은 일터에서 협업, 혁신, 성실성, 신뢰, 헌신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 회사의 경우, 직원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기꺼이 서로에게 의존하고, 모르는 것에 뛰어들고,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정직했다. 즉 이런 조직은 아는 체하는 문화가 아닌 학습하는 문화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조직이 사람들의 발전에 집중하면, 직원들은 성장과 학습 영역 모두에서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성장 프로펠러를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다.
학습하는 조직은 하향식 노력과 상향식 노력이 결합되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 누구든 지금의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고 불만스러워하는 대신 관심이 있는 사람들부터 연결하고 거기에서 시작하면 된다. 통제가 가능한 것에 집중하고(자신의 행동부터 시작한다) 당신이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를 계속 넓혀 나가면 된다.
3부 삶을 움직이는 마인드셋
이제부터 성과의 시간이다
철저한 시뮬레이션으로 준비한다: 전설적인 농구 코치인 존 우든은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준비에는 정기적으로 학습 영역에 참여해 기술을 개발할 뿐 아니라, 잘 먹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등 건강한 습관을 길러 몸과 마음이 최상의 기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갖추는 것이 포함된다. 많은 운동선수가 자신이 할 경기를 시각화한다. 이는 정신을 준비시키고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유용하다. 마찬가지로 영업사원은 잠재 고객이나 고객이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할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상대방과 회사에 대한 정보를 조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준비는 성과 영역으로 가는 진입 차선이다.
나는 내 첫 번째 TED 엑스 강연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나를 지켜볼 때 긴장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 앞에 섰을 때 머릿속이 텅 비어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싶었던 나는 이 일을 계기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사진을 프린트해 그것을 앞에 두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물론 사진으로는 내가 직면하게 될 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렇게 연습 때마다 영상을 녹화해 친구와 동료들에게 보내 주고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준비는 그저 실행 직전에 급히 벼락치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습관을 디폴트로 삼는 것이다.
마침내 역설을 극복하다
과정의 기쁨을 맛보다: 만성 성과 증후군에서 벗어나면 삶이 바뀌기 시작한다. 역량, 삶, 직업, 영향력이 나아져서만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학습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도 이점이 따른다고 한다. 우리는 탐구와 발견을 통해 경이로운 감정을 느낀다. 또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음을 알게 됨으로써 불안감이 줄어들고, 우리의 기술이 발전하고 기여도가 늘어나면서 개인적인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일시적 좌절을 견디고 관계를 더욱 깊게 발전시키는 법을 배우면서 더 큰 행복과 웰빙을 경험한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만이 아니다. 여정 또한 중요하다. 사실 당면한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탐험과 발견의 과정은 삶의 풍요로운 일부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집에서 편안하게 심해, 화성,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 고대 문명, 가능한 현실에 대한 허구의 묘사, 신체 내부, 뇌의 작동 방식, 자연의 웅장함 등 궁금한 것이라면 무엇이나 탐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경이, 이해의 심화, 더 많은 호기심을 경험한다. 경외감과 경이로움만이 장점이 아니다. 발견 과정에서의 건강과 웰빙도 향상된다.
여러 연구가 학습 지향적 태도를 취할 때 현재의 어려움을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불안, 우울감의 정도가 낮아지는 경험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학습 영역에 참여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며 때문에 삶에 대해 주체적인 입장에 서게 된다. 학습 지향적 태도를 갖게 될 때 사람들은 더 끈기 있고 회복력이 커진다는 것을 많은 연구들이 보여 준다. 이는 사람들이 학습 영역을 통해 적응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학습영역은 우리가 목표를 더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더 높은 성과에 이르고, 더 나은 건강, 관계, 공동체를 얻을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역량으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학습자의 천국이자 비학습자의 늪이다. 학습, 이 21세기의 기본 문해력을 회피하면 뒤처지거나 그보다 더 나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배움을 포용함으로써 세상은 당신의 놀이터가, 번창과 기여의 비옥한 토양이 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과 맞서다: 에스더 뒤플로와 그녀의 남편 아비지트 바네르지는 프랑스 파리와 인도 콜카타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빈곤의 고통을 더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네르지의 부모님은 경제학 교수였다. 어린 시절 그가 콜카타 빈민가의 아이들과 축구를 할 때면 그의 어머니는 그런 빈곤을 이끄는 역학 관계에 대해 언급하곤 했는데, 이것이 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에스더의 아버지는 수학 교수였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데 대한 관심에 불을 붙인 것은 소아과 의사였던 에스더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엘살바도르, 아이티, 르완다를 여행하고 파리로 돌아와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에스더는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깨달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수십 년이 지난 후 두 사람 모두 개발경제학에 관심을 가진 학자가 되었다. 그들은 이 분야가 너무 이론적이라는 데 좌절을 느꼈다. 그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원했다. 아비지트는 《보그 인디아》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단순히 자신 있는 일을 하고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개발 경제학을 연구하는 전체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야심이었어요.”
하지만 우선 해야 할 일은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에스더가 테드2010 강연에서 이야기했듯이, 두 사람은 개발 경제학에서 무작위 대조 시험(과학과 의학 분야에서 강력한 도구)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사회 혁신도 과학자들이 효능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테스트 과정을 거친다면 어떨까? “이렇게 하면 정책 결정에서 어림짐작을 없앨 수 있습니다.” 에스더의 말이다. 이들은 실험실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적인 환경에서 무작위 대조 시험을 함으로써 어떤 정책이 저소득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동료인 마이클 크레머와 함께한 초기 연구에서 어떤 개입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교육적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더 많은 교과서(교과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가 필요할까, 무료 학교 급식(배고픈 아이들이 많았다)이 필요할까, 보조 교사(뒤처지는 아이들이 많았다)가 필요할까?
그들은 이를 알아내기 위해 케냐와 인도의 현지 단체들과 협력해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학교들을 무작위로 여러 그룹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시간에 다른 종류의 추가 지원을 받게 했다. 에스더, 아비지트, 마이클은 빈곤을 줄이고 전체 인구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실험, 테스트, 반복을 실행했다. 실험 결과 교과서나 무상 급식은 학습 성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이들에게 교과서가 주어졌을 때 우수 학생들의 성적이 약간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반면에 가장 뒤처지는 아이들에게 보조 교사의 유무는 큰 차이를 만들었다.
이들은 이후 다른 나라와 다른 사안(영양, 신용 접근성, 소비자 선택권, 출산율, 신기술의 유용성 등)으로 실험을 확장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개발 경제학 분야의 연구가 항상 실시하던 만성성과 패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제 무작위 대조 시험은 정책 아이디어를 평가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되었으며,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1995년 이래 이 연구가 개발도상국에 미친 영향은 세계 최빈국의 1인당 GDP가 2배로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 아동 사망률은 절반으로 감소했고, 학교에 다니는 아동의 비율은 56퍼센트에서 80퍼센트로 증가했다. 이 공로로 에스더 뒤플로, 아비지트 바네르지, 마이클 크레머는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에스더는 여성으로는 두 번째 수상자이며 최연소 수상자다. 에스더와 아비지트 부부는 노벨상을 수상한 여섯 번째 부부로, 피에르 퀴리와 마리 퀴리가 초대 회원인 ‘생명 과학의 파트너(Partners in Life and Science)’클럽의 회원이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여전히 큰 문제들이 남아있고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성과의 역설을 극복하고 학습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만 실행하고 다른 생각을 테스트하거나 실험하지 않는다면 이내 정체될 것이다. 교육, 더 넓게는 정부, 팀과 조직 내에서 사용하는 정책과 구조, 그 어떤 것이 되었든 우리는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강력한 의견을 형성한 뒤로는 더 이상의 조사 없이 바로 실행에 들어가고 싶은 유혹에 쉽게 빠진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발전을 이룰 수가 없다.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다면 권력에 의한 선택이 되게끔 버려두는 꼴이 된다.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만성 성과 증후군에 갇혀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그 결과물이다.
각자의 목적지를 향하여: 인류가 처한 난제들을 생각할 때면 압도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인류가 성과의 역설에 속아 만성 성과 증후군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배운다면 낙관적인 태도를 갖고, 자원이 풍부하다고 느끼면서,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나라는 사람이 그저 수십억 명의 사람들 중 하나, 거대한 바닷속의 미미한 한 방울 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빠지면 무력감을 느끼고 주체성을 자각하지 못한다. 대신 우리는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진전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행동과 선택,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주체성을 갖고 있다. 누구든 해안과 평행하게 헤엄쳐 이안류를 극복하고 새로운 목적지로 향할 수 있는 해류를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아끼는 가족, 동료, 상호작용을 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와 동시에 그들로부터 배우고, 그들과 함께 배울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학습 영역에 참여해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성장의 프로펠러를 강화할수록 자신을 발전시키고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조직과 지역 사회에 영향을 주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결국 조직과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 인생의 마지막이 가까워질 때, 내가 만들어 낸 삶과 나의 모습,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한 기여를 되돌아보고 자랑스러워하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 잠시 멈춰서 나의 정체성과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삶에서 어떤 목적을 추구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효율을 높이면 지구에서의 내 귀중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만족을 느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