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기준을 버리고 모범을 보여라
이중규범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암암리에 공적, 사적 영역을 구분해 놓고 어느 정도 그러한 관행을 당연시하는 사고방식이다. 즉, 사적인 도덕성에는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공공영역에서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고, 반대로 공적인 행위는 어딘가 수상쩍지만 가족이나 친구로서 괜찮은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지도자의 자질 문제로 떠오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공적 행위와 사적인 행위 모두가 올바르다고 인정할 수 없다면 그 지도자는 존경받을 수 없다. 존경받지 못하는 지도자는 리더십의 정당성에 손상을 입고 결국 신뢰마저 잃는다. 신뢰받지 못하는 지도자가 다른 사람들을 고무시켜 훌륭한 행동을 이끌어낼 리 만무하다. 결국, 이렇게 되면 리더십이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희망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
간디의 리더십이 위대한 이유는 역사상 많은 지도자들 가운데 간디만큼 사생활에서나 공적 생활에서나 단일 행위규범에 충실한 인물은 없었다는 데 있다. 간디는 지도자에게는 행위의 모범을 보일 책임이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음대로 행동했다. 그는 공사를 구분하는 사고방식을 거부했다. 간디의 정치 생활은 사생활과 조금도 다른 점이 없었으며, 그 둘 다 자신의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렇다면 간디로부터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리더십을 더 높은 규범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서약하고 충실해야 할 항목들이 나타난다.
단일규범의 토대 위에서 절대가치에 충실한다
간디는 진실과 비폭력이라는 두 절대가치를 공식화했다. 이 둘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목적이자 수단이다. 진실이 행동을 제어할 때 완전한 언행일치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진실하게 산다는 것, 즉 진실하게 사고하고 진실하게 행동한다는 것의 의미다.
마찬가지로 비폭력에 대한 정의도 단순히 폭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 대한 적극적인 사랑을 향하고 있다. “사랑으로 실행된 비폭력은 인류 최상의 법이다. 단 하나의 예외도 없다.”고 간디는 말한다.
그렇다면 리더로서 이러한 절대가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우선 리더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진실을 절대가치로 삼을 때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무엇을 추진하든 성공할 수 없다.
그런 한편 사이비 절대가치에 함몰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이 신실한 힌두교도였음에도 불가촉천민 제도를 끝끝내 거부했던 간디처럼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나 나치 독일의 유대인 박해와 같은 위험한 사이비 절대가치를 구별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절대가치가 생활 속에서 그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간디의 아슈람에서는 전 구성원이 모든 활동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했다. 현실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지 않으면 이상은 단순한 구호에 그치고 만다.
이상을 추구하고 그 실현을 위해 전력투구한다
머리로 무언가를 믿는 것은 쉽지만 그 신념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을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 간디는 제3자가 보기에 부당하게 생각될 정도로 자신과 동료를 무자비하게 비판했다. 간디는 서약을 맺음으로써 자신의 가치에 충실하기 위해 필요한 규율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1920년, 그는 손으로 짠 옷만 입겠다고 서약하고 1921년에는 매일 물레질을 하겠다고 서약했다. 그 서약을 지키기 위해 물레를 돌리면서 대화하고, 인터뷰하고, 교섭하는 기술을 몸에 익혔다. 올바른 길에서 이탈하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상의 행동을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신의 일상 행동을 점검하고 평가함으로써 더 큰 문제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개인적 성찰을 통해 거듭난다
꾸준한 개인적 성찰 없이는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개인적 성찰이란 자신과의 대화를 뜻한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구하고, 자신의 행동을 평가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고도 심원한 질문 하나를 던져보자. “나는 내가 대접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대했는가?”
간디는 행동하는 사람이었지만 하루 중 적어도 한 시간은 명상에 할애했다. 해 질 무렵에도 기도회를 인도하고 매주 하루는 침묵의 날을 가졌다. 개인적 성찰은 실천적인 노력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자신의 성찰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일의 밀도와 질을 향상시킨다.
집착을 줄이고 권력과 특권을 남용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에 매달리고 집착한다. 그 대상으로는 가족이나 공동체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고무시키는 것도 있지만 권력이나 특권, 소유물 등 오히려 도덕 수준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는 것들도 있다. 과도한 집착은 부도덕을 낳게 마련이다.
간디는 부도덕과 거짓, 정치적 이득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 위해 세속적인 소유물을 모두 포기했다. 그렇게 자발적인 빈곤을 택함으로써 자신이 이끌고 있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었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예다. 그러나 욕구에 한도를 정하고 부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면 비도덕적인 행위로 빠져들게 하는 큰 유혹을 제거할 수 있다.
모든 것이 투명해야 서로를 신뢰할 수 있다
비밀주의는 신뢰의 적이다. 간디는 개인적으로 철저하게 솔직함을 추구하며 살았다. 진실과 비폭력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사람이나 조직이라면 비밀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금융자산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으므로 감추어야 할 사유재산이 없었고, 그의 사생활은 아슈람에서의 공동생활을 통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다. 그것은 생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문제라도 회피하지 않았고 언제든지 자신의 견해를 당당하게 밝힐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지도자에게는 자신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리더가 어느 정도 단일규범에 충실한지 평가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들 자신이 진실하지 않으면 정보를 가진 사람들은 비밀주의를 정당화할 수 있게 되어버린다. 양쪽 모두 기만의 악순환에 대해 똑같이 책임이 있는 것이다. 정보를 요구하는 쪽은 정보를 가진 상대에게 그 책임을 다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자기 스스로의 책임도 다해야 한다.
도덕적 용기가 참다운 리더십으로 이끈다
리더십의 규범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불의를 바로잡겠다는 용기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간디가 불가촉천민을 위한 활동을 하는 데는 당시 지배적이었던 관습과 권력에 대항하는 상식을 뛰어넘는 용기가 필요했다. 자신이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위해 일어설 때는 자신의 행동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리더에게는 용기와 불굴의 의지가 요구된다. 그리고 도덕적인 용기는 자신의 안에 있는 본질적인 선과 일체감을 가지는 데서 나온다. 따라서 결국 리더십은 생활방식으로 귀결된다. 도덕적 용기를 배우는 곳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생활에서다.
리더십의 핵심은 봉사정신이다
봉사를 할 때는 사심이 없어야 한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자기 자신처럼 여기고 어떤 보답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보통 사람이 이기적인 동기를 모두 배제하고 봉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어쩌면 영원히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완벽해질 때까지 봉사하지 않으면, 봉사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완벽이란 봉사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리더는 봉사에 헌신하는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봉사에 대해 계몽하고, 다른 사람들이 봉사할 수 있게 훈련시킬 핵심 그룹을 형성하고, 실제로 봉사를 행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실행 사례를 평가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로서 간디는 이 모든 것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또한 간디는 거기서 나아가 더 높은 규범을 보여주었다. 그 규범은 지속적인 봉사정신에 입각해 있으며, 그 정신을 지탱하고 있는 밑바탕은 개인으로서의 책임과 도덕적 지상명령이다. 수준 높은 리더십의 토대를 단일규범이라고 본다면 그 토대 위에 쌓아 올릴 자재가 바로 봉사다. 봉사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바탕으로 다섯 단계가 존재한다.
자신의 책임에 초점을 맞춘다
책임을 원동력으로 하는 사회는 봉사를 중시하고,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을 인정하고, 타협하며, 진보를 지향하는 사회다. 반면 권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는 대결하고, 주장하는 것을 지향하는 사회가 된다. 다른 사람을 자신처럼 대한다는 책임을 완수하면 권리를 얻기 위한 싸움으로 사회조직이 무너져 내릴 위험도 없다.
리더십이 한 단계 높은 규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대가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생활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리더에게 어려운 것은 인간으로서의 근본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 다시 말해 타인을 자신처럼 대하는 것이다.
가치관에 기반을 둔 봉사를 강조한다
간디는 모든 봉사 행위는 진실과 비폭력의 시험을 거쳐야 하고, 어떤 그룹에 대한 봉사든 인류 전체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벵골 지방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이슬람교도가 힌두교도를 습격해 폭행과 약탈을 자행하자 간디의 동지들 대다수는 이런 상황에서는 무력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간디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즉각 폭동 지역으로 가서 피해자를 위로하고 가해자에게 충고했다. 그의 나이 77세 때의 일이었다.
간디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봉사했다. 그 봉사는 절대가치에 근거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변했다는 이유로 결코 타협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수의 그룹에 대해 봉사하다 보면 단기적으로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봉사하는 리더의 헌신이 지속적이며 올바른 가치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납득한다면 좀 더 아량을 보일 것이다.
직접적인 봉사는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77세의 나이에 벵골 폭동 지역을 찾은 간디는 하루에 15~18시간씩, 60일간 116마일을 걸어 46개 마을을 방문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실제로 이 봉사활동을 간디 생애 최대의 업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헌신적 봉사를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지대는 평온을 되찾았다. 봉사는 크고 위대한 대의로 장식할 필요가 없다. 가족이나 친구 같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작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만족감이 생기면 그 지점에서부터 봉사는 확대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작 어려운 점은 이러한 봉사를 항상 수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요점은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신자세가 갖추어져 있느냐이다. 간디는 농촌 방방곡곡을 걸어 다니며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자신의 눈으로 직접 농촌의 현실을 확인했다. 간디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리더가 개인적인 봉사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그 봉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과 직접 접촉해야 한다.
당신이 봉사하는 상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한다
간디처럼 자신이 봉사하는 상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 즉, 상대와 대화하고, 귀를 기울이고, 경험을 지켜보고 공유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눈을 돌려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감춰진 소망이나 뚜렷하게 표현되지 않는 욕구를 찾아내고, 자신이 봉사하고자 하는 상대와의 유대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므로 리더는 언제나 현장에 있어야 한다.
간디는 자신의 눈으로 관찰하는 것을 뛰어넘어 자신이 봉사하려는 사람들의 경험을 함께 나누었다. 불가촉천민, 가난한 시골 사람들과 함께 살았고, 폭동 장소에서는 버려진 집에서 이슬람교도와 생활하기도 했다. 인도 사람들은 간디에게서 깊은 유대감을 느꼈으며, 그가 자신들의 처지를 진정으로 걱정해주는 사람이라 믿었다.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행동 하나하나는 그것이 아무리 하찮을지라도 상호 유대를 강화하고 한 단계 높은 리더십의 규범을 향해 나아가는 바탕이 된다.
권력과 봉사의 조화를 꾀한다
리더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권력과 봉사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다. 조직 내의 지위에 결부된 권력은 그 조직의 목표를 향해 행동하도록 만드는 권위를 갖는다. 다만 그 권력이 통제를 통해 행사되느냐, 봉사를 통해 행사되느냐의 차이가 있다. 리더가 대중 선동과 공포를 수단으로 통제력을 발휘하면 그 순간 구성원이 활기와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는 없어져버린다.
그러나 봉사에서 유래하고 봉사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이상적인 권력은 오랫동안 지속되며 인류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간디만큼 비범한 헌신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간디가 보인 모범으로부터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권력이란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부여한 것이라는 것이다. 권력은 반드시 그것을 당신에게 맡긴 사람들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결단과 행동의 기본 원칙을 존중한다
리더십의 본질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행동이다. 그리고 행동의 전조가 되는 것이 결단이다. 어느 곳에 도달하고 싶은지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목표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어떻게 해서 거기에 도달할 것인지의 문제는 전략과 연결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신이 행하겠다고 언명한 것을 실행한다. 이후부터는 결과를 꼼꼼히 점검하고 상황의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단, 리더십의 한 단계 높은 규범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모든 결정과 행동 과정에 도덕적 차원의 고려가 있어야 한다.
인간 개개인은 선하다는 믿음이 곧 간디 사유의 출발점이었다. 간디는 누구라도 공동선을 위해 일하기를 원한다고 믿었다. 그런 믿음 때문에 간디는 독립을 획득하고 빈곤을 개선하기 위해 희생을 치르자고 사람들에게 호소할 수 있었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의 도의심이나 양심에도 기꺼이 호소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희생을 부르짖는 간디의 목소리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였으며, 간디의 적대자조차도 처음엔 회의적이었을지라도 늘 예의와 경의를 갖고 그를 대했던 것이다.
결정과 행동에 도덕적 차원이 포함되면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최선의 것이 발현된다. 좁은 의미의 비즈니스적, 정치적 이해를 뛰어넘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고, 일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간디의 행동을 분석해 리더십의 더 높은 규범으로 계속 나아가는 기본 틀 4단계를 만들어볼 수 있다.
절대가치에 근거한 관리의 원칙을 세운다
관리의 원칙은 우리가 세운 목표와 목표 달성을 위해 취하는 행동에 대해 한계와 제약을 설정한다. 우리의 결정과 행동에 의해 설정된 도덕적 방향성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성격을 결정하게 마련이다. 간디는 아무리 숭고한 대의일지라도 그 대의를 달성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 애국심에서 비롯된 독립투쟁이라고 해도 허위나 폭력이 사용되는 것은 거부했다.
리더십의 수준을 끌어내리는 위험은 목표가 먼저냐, 수단이 먼저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수단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진실과 비폭력이라는 가치관은 목표와 수단 모두에 적용되어야 한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전일성(全一性)을 추구한다
현대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 비즈니스에서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때 최우선적인 고려 대상은 적시성이다. 그러나 한 단계 높은 리더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일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의 전일성은 단지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바탕을 둔 전일성이 아니라 도덕적 원리에 근거한 전일성이다. 리더는 종종 특정 입장을 옹호하며 그 입장을 뒷받침하지 않는 사실들을 무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함에 있어 진실을 추구함으로써 지도자는 문제를 더 넓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전일성을 부여할 수 있다.
자료를 성실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문 지식과 정보를 가진 사람은 리더의 견해와 상충될지라도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리더에게도 자료가 정당한 근거를 제공한다면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단일규범에 충실한 지도자는 비밀을 최소화하고 의사 결정 과정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려 할 것이다. 리더의 개인적 전일성을 위해서도 공개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결점까지 포함해 모든 사실을 인정할 때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된다.
의사 결정 과정의 기준을 바꾼다
“당신에게 부적을 하나 드리지요. 회의가 생기거나 당신 자신에 대한 생각이 앞설 때면 언제나 이렇게 하십시오. 당신이 만나본 사람들 가운데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약한 사람의 얼굴을 머리에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방식이 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자문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그가 무언가 얻는 게 있을까? 그가 자기 삶과 운명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까? 바꾸어 말하면 당신의 결정이 육체적으로 굶주리고 정신적으로도 황폐한 수백만의 사람들을 스와라지(자유)로 이끌 수 있을까? 그렇게 한다면 당신의 회의와 이기심은 눈 녹듯 사라질 것입니다.”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가다듬을 때 절대가치와 보편적인 행위규범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그러한 목표로 도덕적인 목표, 도덕성에 기초한 전략이 가장 효율적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전략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두 가지 과오가 있는데 그것은 성급한 판단과 집단 사고다.
성급한 판단은 모든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장 먼저 떠오른 해결책을 선택할 때 발생한다. 집단 사고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데 이는 대개 지배적인 견해에 동조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 두 과오에 대한 방지책으로 리더가 진실에 충실함으로써 모범을 보이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것은 없다. 리더가 판단을 내리기 전에 모든 사실을 검토하고 언제나 자신이 확신하는 바를 말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얻어 리더의 모범을 따를 것이다.
실천은 도덕성의 표출이어야 한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면서 바라는 결과를 얻고자 할 때는 자신의 원칙에 충실한 것이 가장 좋다. 리더의 원칙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인도의 주요 정치 조직이었던 인도국민회의가 영국에 대해 평화적 비협력 정책을 채택했던 것은 간디의 영향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1921년에 영국의 웨일즈 왕자가 방문했을 때 인도인이 영국인 몇 사람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간디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폭력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간디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보고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모든 계획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성공 가도에 있던 운동이 중지되었음은 물론, 동지들의 반대도 극심해 간디는 정치 생명 자체가 위험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유지했다. 결국 그가 의도했던 대규모 비폭력 저항운동이 재개된 것은 그로부터 8년이나 지나서였다. 간디는 정치적 승리를 위해 도덕적 원칙을 희생하려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간디의 말과 행동에는 언제나 도덕적 설득력이 있었다.
리더십의 한 단계 높은 규범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 삶을 급격하게 변화시킬 필요는 없다. 현재 생활수준을 변화시키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타인을 대하거나 자기 자신을 대할 때 진실할 수 있다. 타인을 착취하거나 천연자원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서약할 수 있다. 우리가 대우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대우할 수 있다. 우리들 개개인이 이 같은 원칙을 지키며 산다면 우리 리더들도 그 규범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 같은 원칙에 충실할 때, 그를 따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바로 당신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단일한 행동규범을 준수하고, 봉사정신을 받아들이고, 도덕적인 테두리 안에서 행동할 때, 당신은 분명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리더십은 가장 설득력이 있을 뿐 아니라 가장 생명력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