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쓰는 시간: 법과 정치, 그리고 우리의 권리에 대하여
📌 글을 시작하며: 법은 우리와 얼마나 가까운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라는 말을 우리는 가끔 듣곤 합니다. 흔히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도덕적으로 선량한 사람을 일컫지만, 과연 법은 그러한 사람과 무관한 것일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법은 단지 법조인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매일의 뉴스 속 결정들, 우리가 작성하는 계약서 한 장, 교통신호에 반응하는 우리의 행동조차도 ‘법’이라는 거대한 체계 안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법은 어렵고, 추상적이며, 멀게만 느껴집니다.
이 글에서는 『헌법을 쓰는 시간』의 사유와 통찰을 바탕으로, 법과 정치가 어떻게 우리의 삶에 작동하고, 우리가 왜 그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함께 탐구해 보려 합니다.
🧭 목차
- 법은 과연 무엇인가?
- 법은 ‘사실’이 아닌 ‘당위’를 다룬다
- 법은 일반적이고 추상적이다
- 법의 정당성은 어디서 오는가?
- 법이 작동하기 위한 세 가지 단계
- 진실과 의견, 그리고 위험한 오해
- 법은 완전하지 않다: 인간의 한계
- 정치란 무엇인가?
- 헌법과 정치의 상호작용
- 진보와 보수는 왜 대립하는가?
- 헌법이 작동하려면: 시민의 감시
- 마치며: 헌법은 우리가 써야 할 이야기
1️⃣ 법은 과연 무엇인가?
법은 종종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 속에 갇혀 있습니다. 판결문은 마치 암호문 같고, 법령은 일상어와는 거리가 먼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법은 전문가들만 다루는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법은 정치 권력의 결정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방식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법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우리 삶을 타인이 결정하도록 방임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2️⃣ 법은 ‘사실’이 아닌 ‘당위’를 다룬다
법은 '사실의 학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위’의 세계입니다. “무엇이 정의로운가?”, “무엇이 옳은가?”라는 판단의 문제를 다룹니다.
한 법철학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사실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감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위는 ‘세상이 이래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법은 당위의 학문이며, 결국 누군가의 ‘의견’입니다.”
법조문도, 판례도, 학설도 결국은 인간의 관점에서 출발한 ‘의견’들입니다. 이것은 법에 절대적 진리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3️⃣ 법은 일반적이고 추상적이다
법은 특정 상황이 아닌, 모든 사람과 경우에 적용되도록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 금지법은 “김돌돌”이라는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혈중알콜농도 기준을 초과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서울의 밤거리든, 제주도의 새벽이든 상관없습니다.
이러한 일반성과 추상성은 법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며, 개인이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4️⃣ 법의 정당성은 어디서 오는가?
과거에는 법의 권위가 신의 계시나 군주의 명령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법의 정당성은 국민으로부터 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의회의 다수결로 만들어진 법이 자동으로 정당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떤 법은 너무나 불공정하여 ‘법 없이도 살 사람들’조차도 지키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법이 늘 정의롭지 않기 때문에, 법을 바꾸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5️⃣ 법이 작동하기 위한 세 가지 단계
법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선 아래 3단계를 거칩니다.
- 법의 존재: “사람을 살해한 자는 처벌한다”는 당위적 판단
- 사실의 확인: 실제 사람이 죽었는가? 고의였는가? 증거는 있는가?
- 법의 작동: 사실이 법의 조건을 충족하면 형벌이 부과됨
이처럼 법은 ‘당위’와 ‘사실’의 교차점에서 비로소 힘을 발휘합니다.
6️⃣ 진실과 의견, 그리고 위험한 오해
의견을 ‘사실’처럼 여기는 순간, 무고한 사람도 죄인이 됩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관객은 주인공 용구가 무죄임을 알지만, 영화 속 시민들은 그를 범인이라 확신하며 폭언을 퍼붓습니다. 이처럼 우리 안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자신의 기준에 진실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태도—는 매우 위험합니다.
진실은 단 하나뿐입니다. 그리고 그 진실은 신중하게 밝혀져야만 합니다.
7️⃣ 법은 완전하지 않다: 인간의 한계
법은 인간이 만든 도구입니다. 입법자도, 판사도, 국민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편견과 이해관계가 언제든 개입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은 정부 허가 없이는 결혼할 수 없다”는 법이 있다면 어떨까요?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은 연금을 받을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처럼 법은 잘못될 수 있고, 잘못된 법은 막대한 피해를 초래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법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수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8️⃣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는 공동체의 방향과 결정을 내리는 과정입니다. 누가 권력을 행사할지, 어떤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를 결정합니다.
그러나 정치가 잘못 작동하면, 공동체의 삶은 오히려 나빠집니다. 고대 로마의 라티푼디움 제도는 대지주의 탐욕이 극대화된 정치 실패의 사례입니다. 풍요 속 빈곤, 노예의 확대, 시민의 몰락… 정치의 실패가 제국의 몰락을 이끈 것입니다.
9️⃣ 헌법과 정치의 상호작용
헌법은 권력의 작동 방식을 규정하는 근본 법입니다.
정치는 헌법 위에 존재하지 못합니다. 헌법은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권력분립, 헌법재판 등의 장치를 마련합니다. 그러나 결국 헌법을 바꾸는 것도 정치적 결정, 즉 시민의 의지입니다.
🔟 진보와 보수는 왜 대립하는가?
진보는 인간의 이성과 자유를 신뢰하며 변화를 추구합니다. 보수는 인간의 약점을 직시하며 안정과 전통을 중시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은 선악의 구도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인간관과 세계관의 충돌일 뿐입니다.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지 않기에, 둘 사이의 균형과 견제가 필요합니다.
1️⃣1️⃣ 헌법이 작동하려면: 시민의 감시
헌법은 종이 위에만 존재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관심과 감시, 그리고 참여가 필요합니다.
법은 완전하지 않지만, 우리 손으로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마치며: 헌법은 우리가 써야 할 이야기
『헌법을 쓰는 시간』은 단순한 법학 교양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민의 눈으로 법과 정치를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철학서입니다.
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법은 우리 삶의 이야기이며, 헌법은 우리가 함께 써가야 할 현재 진행형의 문서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법은 작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법이 올바로 작동하도록, 헌법이 시민의 이름으로 살아 있도록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 법과 정치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