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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당한 딸, 그리고 엄마의 결단― “17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 이유”

by 이나이신기 2025.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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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범했던 일상의 균열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
그 말은 하루의 투정이 아니라 삶이 무너지는 신호였다.
딸은 중학교 2학년, 그 나이에 흔히 있는 갈등이라 생각했던 엄마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점점 밥을 먹지 않고, 밤마다 울며 잠에서 깨는 아이를 보며 이상함을 느꼈다.

결국, 딸은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했다.
“엄마, 나... 애들이 내 사진을 돌려.”


 2. 가해자보다 더 힘든 ‘피해자의 일상’

학교폭력의 흔적은 단순히 상처나 멍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의 자존감과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린다.
딸은 등굣길이 아닌 병원길을 걷게 되었고,
심리치료를 받으며 겨우 하루를 버텼다.

하지만 학교의 대응은 더딘 법이다.
“조사 중입니다.”
“양측의 입장을 들어봐야 합니다.”

그 사이, 딸은 세상과 점점 멀어져 갔다.


 3. 엄마의 선택 — 17년의 커리어를 내려놓다

엄마는 결국 17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회사의 중간관리자 자리까지 오른 커리어였다.
그러나 딸이 두려움에 떠는 그 순간,
그녀에게 회사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가 매일 울며 엄마를 찾는데, 출근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녀는 그렇게 퇴사서를 냈다.
가족, 생계, 커리어 — 모든 걸 내려놓고 오직 딸의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4.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의 ‘이중고’

학교폭력 피해자는 학생 한 명이 아니라 가족 전체다.
엄마는 회사를 잃었고, 아빠는 세상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주변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했다.
“요즘 애들 다 그러지 뭐.”
“학교가 알아서 하겠지.”

그 말들이 얼마나 잔인하게 들렸는지,
피해자 가족이 아니면 모를 것이다.


 5. 다시 일어서기 — ‘회복’의 시작

시간이 지나면서 딸은 조금씩 세상으로 나왔다.
미술치료를 시작하고, 상담사와 함께 마음의 문을 다시 열었다.
엄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며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제는 나처럼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그녀의 목소리엔 아직 슬픔이 남아 있었지만,
그 슬픔은 누군가를 위한 연민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6. 우리가 해야 할 질문

학교폭력 사건이 뉴스로 나올 때마다
“또?”라는 반응이 나오는 사회.
하지만 그 ‘또’ 속에는
이런 가족들의 피눈물이 있다는 걸 우리는 잊고 산다.

학교폭력은 한 가정의 붕괴와 사회적 고립을 낳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단순히 가해자 처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가족이 다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주변에도 혹시
“학교 가기 싫어”라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도움의 신호일 수 있다.

학폭은 멀리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그 고통을 견디고 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사랑으로 버티며 아이를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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