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공감능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비하라』를 통해 본 미래 사회의 변화
최근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이 움직이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 그 어느 때보다도 예민해진 사람들 간의 감정.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공감’이라는 키워드는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영균의 저서 『공감능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비하라』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날카롭게 짚어줍니다.
‘공감’이 권력이 되는 시대
책의 중심 화두는 바로 "공감능력이 새로운 권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예전에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얼마나 빨리 전달하느냐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며,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개인적인 관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 정치인의 연설, 심지어 인공지능 기술의 설계에서도 ‘공감’은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의 기능보다는, 그 제품이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감동시키는지를 보고 선택합니다.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리더에게 더 많은 신뢰를 보내며, 공공의 영역에서도 공감능력은 협력과 공존의 토대를 마련합니다.
이영균은 이러한 흐름을 ‘공감의 사회화’라고 표현합니다. 더 이상 공감은 감성적인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 경제, 기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기술과 공감의 이중주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공감능력과 첨단기술의 관계를 조명한 대목입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중심의 사회가 가속화되는 오늘날, 기술은 인간의 직관과 감정을 대체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적인 감정’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공감능력은 점차 기술이 따라올 수 없는 고유한 경쟁력이 되는 셈입니다.
책에서는 이를 ‘기술+공감’의 협업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챗봇이나 인공지능 상담사가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려면 단지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감정을 읽고 적절히 반응해야 합니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인간의 공감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통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또한 저자는 빅데이터 시대에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로 ‘비인간화’를 들며, 그 해결책으로 ‘재인간화’를 주장합니다. 인간을 다시 중심에 놓고 감정과 관계를 복원하는 과정이 바로 공감능력 향상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교육, 조직, 리더십의 패러다임 전환
『공감능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비하라』는 교육과 조직문화에도 공감능력이 어떻게 작용해야 하는지 심도 있게 다룹니다. 먼저 교육에서는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아이들이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양한 감정 상태를 포용하며, 공동체 속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정서지능(EQ)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기업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처럼 명령-복종 중심의 조직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창의성과 다양성이 중시되는 시대에는 리더의 공감능력이 조직의 성과를 좌우합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동기를 이해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상호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리더는 더 이상 권위가 아니라 감정적 리더십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책에서는 ‘공감 기반의 리더십’이 단지 감성적인 접근이 아니라 전략적인 사고임을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이 조직의 성과와 직결된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공감이 효율성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한 실천 전략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다음과 같은 실천 전략들을 제안합니다.
- 경청의 기술: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정한 경청은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판단하지 않으며, 감정을 읽는 데 초점을 둡니다.
- 감정 어휘 확장하기: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늘리는 것은 공감능력 향상에 매우 중요합니다.
- 상상력 훈련: 타인의 입장에서 상상해보는 훈련을 통해, ‘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 다양한 경험 추구: 문화적, 사회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는 시야를 넓히고, 공감의 폭을 키웁니다.
- 기술에 인간성 더하기: 디지털 도구를 사용할 때에도 인간적인 소통을 잊지 말고, 감정이 반영된 메시지를 나누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실천 방법은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과 업무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제시되어 공감능력을 자기계발의 핵심 역량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무리하며: 공감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전략이다
『공감능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비하라』는 단지 개인의 감수성 향상을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갈 미래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통찰력 있게 제시하는 안내서입니다.
공감은 더 이상 감정의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기술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은 누구나 의식적으로 훈련하고 계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공감적인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공동체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공감이 지배하는 세상은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더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우리가 지금 준비한다면 말이죠.